|
경기 뒤 강윤구는 "오랜만에 돌아와 선발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고 했다. 작년 9월 왼쪽 팔꿈치수술을 받고 긴 재활을 거쳐 이룬 승리는 그만큼 달콤했고, 짜릿했다.
김시진 감독은 "승리보다도 아프지 않고 제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재활하는 동안 수고 많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10㎞의 과제
LG타선을 상대로 한 강윤구의 구위는 다소 떨어졌다. 직구 최고스피드는 142㎞까지 찍혔지만, 평균은 138㎞정도에 그쳤다. 원래 강윤구는 150㎞에 육박하는 직구가 주무기였다.
슬라이더도 마찬가지였다. 최고 138㎞까지 나왔던 스피드가 127㎞로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술전과 비교, 10㎞정도의 스피드 차이가 났다. 현재로서는 이 갭을 메우는 게 최대 과제다. 그리고 이제 재활을 마친 시점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련해진 경기운영
스피드의 아쉬움을 달래준 건 경기운영 능력이었다. 강윤구는 이날 "변화구의 스피드를 줄였는 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넥센의 전력분석팀도 "투구수를 조절하기 위해 스피드의 강약을 조절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데 집중하다 보니 실투가 많았지만, 위기에서는 집중력있게 경기를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강윤구는 신인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다. 입단은 2009년이다. 하지만 시즌을 제대로 치른 건 입단 첫 해뿐이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5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이 정도 경력의 선수가 100%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노련미를 한껏 발산한 것이다. 분명 희망적인 변화다.
강윤구는 "재활 1년의 시간동안 몸관리는 물론 음식, 생활 등 앞으로 야구를 하는데 피와 살이 되는 공부를 했다"며 웃었다. 프로선수로서 살아가는 법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강윤구의 내년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