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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4일의 부산 사직구장. KIA 윤석민에게는 평생 다시 떠올리기 싫은 시간과 장소였을 것이다. 그 해 같은 달 15일 광주 롯데전에서 홍성흔의 손등을 맞힌 데 이어 그날 경기에서는 조성환의 머리를 맞혔다. 홍성흔은 골절상에 조성환은 뇌진탕 증세로 입원했고, 윤석민은 롯데 팬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당했다. 그도 아팠다. 공황장애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두 선수의 소감은 어땠을까. 윤석민은 "사직구장 등판이라고 해서 특별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단, 마운드에 올랐으니 최선을 다해 상대타자들을 막아내야겠다는 생각에 경기에 집중했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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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을 찾은 팬들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을 향해 "윤석민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를 보냈다. 특별히 야유를 하는 등의 장면도 없었다.
윤석민과 조성환의 사직 맞대결, 스포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