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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6·17 사태' 극복한 임찬규의 복수혈전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21:47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 LG의 경기에서 LG 바뀐 투수 임찬규가 SK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인천=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09,01

이제 '6·17 사태'는 그의 머릿속에 없는 듯하다.

LG 임찬규는 신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에서 뒷문이 약한 LG의 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횡액을 당했다. '6·17사태'가 일어났다. 어쩔 수 없는 성장통이었지만 뼈아팠다.

지난 6월17일 잠실 SK전. 그는 9회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았다. 그런데 이때부터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았다. 조동화 정근우 박재상 최 정에게 4연속 볼넷을 내주며 3점을 허용했다. 4-1로 앞서있던 스코어는 4-4가 됐다. 결국 LG는 4대6으로 패했고, 임찬규는 그 후유증을 톡톡히 앓았다. LG 박종훈 감독조차 "패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임찬규의 미래에 영향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임찬규는 좋은 신인이었다. 더욱 침착해지고 강인해졌다. 신인이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성장통을 자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자양분으로 삼은 셈.

7월12일 그는 시험대에 섰다. 또 다시 잠실 SK전에서 9회 등판,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임찬규에게 '6·17 사태'의 후유증은 완전히 사라졌다. 1일 인천 SK전에서 완벽히 입증했다.

이날은 또 다른 분위기였다. LG 선발 김광삼은 초반부터 난조였다. 1회에만 홈런 2개를 내주며 2⅔이닝 6안타 4실점을 허용했다.


3-4로 뒤진 LG 박종훈 감독은 3회 2사 2루의 위기상황에서 임찬규를 투입했다. 롱 릴리프의 임무를 가지고 나선 것. 4연승으로 4위 SK에 3.5게임차로 추격한 LG는 이날 경기가 너무나 중요했다.

일찍 찾아온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선 임찬규는 위력적이었다. 박재홍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위기를 가볍게 넘겼다.

거칠 것이 없었다. 7회 교체될 때까지 3⅓이닝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2개에 불과했다. 4회에는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을 정도로 씩씩하게 던졌다. 임찬규가 무실점으로 막고 있는 동안 LG는 6회 김태완의 투런홈런이 터지면서 5-4 역전에 성공했다.

쉽지 않은 후유증을 완벽하게 극복한 임찬규. 그에게 남은 건 이제 복수혈전밖에 없는 듯 하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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