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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유치선언 전북, 군산 땅부터 갈아엎자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5:06 | 최종수정 2011-09-01 15:13


KIA-LG전을 맞아 만원관중이 들어찬 군산 월명야구장의 전경.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군산만 다녀오면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아요. 여기저기 (통증이) 올라와요."

허리 통증으로 힘겨운 한시즌을 치르고 있는 KIA 주포 최희섭의 말. 회복기에 군산경기를 치르고 온 그는 이후 다 잡은 듯했던 통증이 다시 고개를 치켜드는 느낌을 받았다. "그라운드요? 완전히 시멘트 바닥같아요."

최희섭 뿐 아니다. 군산구장을 경험한 선수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가장 딱딱한 최악의 그라운드'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 때문에 군산은 선수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프로야구 구장으로 꼽힌다.

KIA 구단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도 "야구를 사랑하시는 군산 팬들을 생각하면 야구를 해야 하는데 그라운드 조건으로 인한 부상 위험을 생각하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전반기 1위로 승승장구하다가 믿기지 않는 줄부상으로 발목이 잡힌 구단의 목소리라 귀 기울일만한 이야기다.

전라북도가 10구단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29일 경기 수원시에 이어 두 번째로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의향서를 낸 데 이어 다음날인 30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의욕적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추진위는 회의를 통해 전북을 연고지로 하는 제10구단 유치에 필요한 야구장 인프라 구축과 야구문화 활성화 등에 적극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전주에 2만5000석 규모의 구장을 2015년까지 짓고, 군산 월명구장 관중석도 1만5000석으로 확장하고 익산야구장을 연습장과 2군 리그 구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 어느 지역보다 뜨거운 전북도민의 야구열기를 흡수하고자 하는 밑그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래의 청사진에 불과하다. 전라북도는 크나큰 장미빛 청사진보다 당장 작더라도 최우선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내년에라도 당장 끊길지 모를 프로야구 경기를 계속 유치하기 위해서는 군산 월명구장의 열악한 그라운드 조건부터 개선해야 한다. 10구단 유치를 논하기에 앞서 대대적으로 군산구장의 시설 개선에 나섬으로써 최적의 환경 속에 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유도해야 한다. 야구를 사랑하는 도민을 위한 움직임이자, 10구단 유치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될 것이다.

최고 시설의 야구장 건립을 논하기 이전에 이미 있는 기존 구장의 땅부터 갈아엎자. 그게 더 시급한 우선과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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