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의 세계는 연봉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 팀에 많은 것을 기여한 만큼 몸값이 책정되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다.
그렇다면 김 감독의 연봉은 과연 동결일까? 적어도 표면적인 액수로는 그렇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신생팀 초대감독으로서의 프리미엄을 감안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NC는 내년 시즌에 2군에서 뛰어야 한다. 올 시즌 2군 감독 가운데 가장 고액 연봉자는 SK 이만수 현 감독대행이다. 1억5000만원. 다른 2군 감독들 가운데 연봉 1억원을 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김 감독이 1군 감독 출신인데다, 두산을 7년간 지도하면서 6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한국시리즈 준우승 3번,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많은 업적을 거뒀기에 이에 걸맞는 몸값을 받아야겠지만 그래도 2군 감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예외적인 액수다.
결국 최소 3년간은 팀의 모습을 갖추는 기간으로 본다면, 김 감독의 실제 계약기간은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김 감독이 기존 팀들과 어느 정도 대적할만한 수준으로 성장만 시킨다면 재계약은 떼논 당상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이후로 과연 몇년간 NC의 감독으로 재직할지가 더 관심사이다. 김응용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83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18년간 해태 감독을 역임했는데,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대 유니콘스의 초대감독으로서 11년간이나 사령탑을 지냈던 김재박 전 감독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다.
그만큼 초대감독에 대한 상징성은 크다. 이를 감안해볼 때 김 감독의 현재 몸값은 이제까지의 성과를 이미 인정한 상태에서, 팀을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하는 NC의 소망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선수 선발이나 코치진 구성, 전훈지 선택 등 행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전권이 주어진 상태에서 자신만의 야구 색깔과 철학을 신생팀에 입히는 것도 김 감독이 연봉 이외에 누릴 수 있는 엄청난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