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김경문-박찬호 체제' 소문, 실현될 수 있나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3:29 | 최종수정 2011-09-01 13:44


훗날 국내 야구장에서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김경문 감독이 NC 사령탑으로 선임됨에 따라 오릭스 박찬호의 거취 문제와도 연관될 가능성이 생겼다. 사진은 지난 2007년 11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이 잠실구장에 소집됐을 때 김경문 감독이 주장 박찬호를 따로 불러 뭔가를 당부하는 모습.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박찬호가 달빛 아래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경문 감독이 NC 다이노스 사령탑으로 선임됨에 따라 오릭스 박찬호의 거취 문제도 자연스럽게 '패키지' 형태로 언급되고 있다. 최근 두달여간 프로야구 코치들 사이에선 "NC 다이노스가 김경문 감독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박찬호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물론 확인이 불가능한 풍문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그간의 야구계 루머를 확인해주듯 NC 유니폼을 입게 되자 박찬호 관련 소문도 가볍게만 볼 게 아닌 상황이 됐다.

코치 박찬호?

박찬호가 올시즌을 마친 뒤 선수로서 한국에 돌아오는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기존 구단들의 동의하에 박찬호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아니라면 내년에 열리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드래프트 참가는 현실적이지 않다. 한-일 야구 협정상 드래프트에 참가하려면 일본에 소속팀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이 케이스엔 박찬호가 1년 이상 공백이 생긴다. 또한 특별법이든 드래프트를 거치든, 한국에 돌아오면 최초엔 한화에서 뛰어야 한다.

박찬호는 분명 현역으로서 오래 뛰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인터뷰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는 한화라는 특정 팀에 얽매여야 한다는 점,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 등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듯 보인다.

반면 박찬호가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한국에 돌아올 경우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원하는 팀과 협상만 된다면 그 팀에서 코치를 맡을 수 있다.


게다가 수많은 국내 야구인들이 그동안 "박찬호는 현역으로 한국에 오지 말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성근 전 SK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박찬호가 이같은 조건들을 고려해 지도자로 돌아오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NC는 신생팀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적인 흥행요소가 필요하다. 박찬호는 그런 면에서 최고의 카드다.

박찬호를 품을 수 있는 지도자

특별한 인연이 없는 감독들은, 박찬호라는 거물 코치를 품는 게 어려울 것이다. 현역 프로 지도자들 대부분은 "국내 프로 경력이 전무한 '코치 박찬호'를 휘하에 두고 감독직을 수행하는 건 분명 부담가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김경문 감독이 박찬호를 품기엔 적격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박찬호의 공주고 선배다. 2007년말 김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일본 전지훈련과 대만 1차 예선을 치를 때 박찬호가 대표팀 주장을 맡았었다.

김경문 감독도 야인 시절 미국 조지아텍에서 연수를 하면서 미국 스타일을 익혔다. 평소에도 덕아웃에서 메이저리그와 박찬호에 대한 개인 의견을 자주 내보이곤 했다. 또하나 NC 다이노스 고위층 인사가 박찬호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쌓아온 것은 야구계에선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선택은 박찬호의 몫이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박찬호가 NC와 어떤 형태로든 연결될 거라는 얘기는 앞으로도 흘러나올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