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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뚝심야구, 신생구단에서 달라지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2:27


NC 다이노스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시절 자율형 리더십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새 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팀을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두산 사령탑 시절이던 지난해 10월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잠실=송정헌기자 songs@sportschosun.com

'김경문의 뚝심야구, 새 환경에서 변할까.'

신생구단 NC다이노스의 새 사령탑으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이 선임됐다. 많은 팬과 야구인들은 갑작스럽게 두산에서 사임했던 김 감독이 현장으로 돌아온다는 점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는 김 감독이 신생구단이라는 낯선 환경속에서 과연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보여줄 지 궁금해하고 있다. 두산 시절 '뚝심야구'로 표현되던 김 감독의 야구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본격적 관리자 모드, 두 팔 걷어부친다.

두산 시절 김 감독의 스타일은 '자율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경기 중에도 세세한 작전을 내기보다는 선수들 스스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을 즐겼다. 선수들의 지도는 담당 코치진에게 맡기고, 김 감독은 큰 관점에서 팀을 운영해왔다. 가끔씩 스스로 나서야겠다는 판단을 하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그런 일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생팀 NC다이노스에서는 두산 시절만큼 '자율 야구'를 실행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새로 만들어지는 조직이다보니 '갖추어진 것'보다 '갖추어 나가야 할 것'들이 더 많은 까닭이다. 자연스럽게 김 감독이 나서야 하는 일도 한층 많아질 수 밖에 없다. NC다이노스가 여러 감독 후보군 가운데 김 감독을 최종 낙점한 데에는 김 감독이 이런 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원한면도 있었다.

때문에, 김 감독은 두산 시절과는 달리 NC에서는 보다 엄격한 '관리형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들의 지도나 육성 및 조직 운영에서 보다 많은 목소리를 내면서 백지같은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나가는 것이 부임 초기 주요 업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적부담 없는 신생팀의 메리트, 선수육성에 집중한다

선수 기용이나 육성은 때로는 기존의 상식과 편견을 깨고 과감하게 시도할 때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에서도 김 감독은 이런 시도를 즐겼는데, 신생팀에서는 더 과감해질 듯 하다. 가장 큰 요인은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기존 구단에 비해서 월등히 적다는 점이다. NC다이노스는 내년 시즌 전체를 2군 리그에서 치른다. 순위가 무의미한 2군 리그에서 다양한 선수기용과 작전의 실습을 통해 '숨겨진 보석'을 발굴해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두산에서 2004년부터 올해 중반 자진사퇴 할 때까지 약 8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이전까지 제대로 가치가 알려져 있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키워냈다. 이름값보다는 늘 선수들의 패기와 잠재력, 그리고 성실함을 높이 평가한 김 감독은 실력이 좋은 스타플레이어라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으면 과감히 뺐다. 또 한 번 선수에게 준 믿음은 웬만해서는 거두어들이지 않았다.

이런 김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NC다이노스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면 1군 리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2013년 이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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