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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싸움 KIA 롯데 SK의 양날의 칼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8-30 11:35 | 최종수정 2011-08-30 11:35


페넌트레이스 2위의 프리미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이다.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뒤 휴식을 취하면서도 실전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면 그 기세를 한국시리즈로 이어갈 수도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3, 4위와는 천양지차다.

그런데 초접전이다. 자리는 하나인데 세 팀이 양보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KIA가 64승5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1게임 뒤진 롯데(57승3무48패)가 3위다. SK가 롯데에 반게임 뒤진 4위(55승47패). 앞으로 2위 싸움에는 빛과 그림자의 변수가 너무나 많다.


9월 중순 복귀가 유력한 KIA 이범호. 스포츠조선DB


KIA는 부상에서 속속 복귀하고 있는 핵심 선수들도 반갑다. 로페즈는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트레비스와 최희섭이 좋지 않지만, 휴식일이 많기 때문에 스케줄에 대한 부담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범호는 9월 중순, 손영민은 9월 초순에 돌아올 예정이다.

롯데는 절정인 팀 전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최근 10승2패다. 투타의 밸런스가 너무 좋다. 약점으로 지적된 뒷문 역시 탄탄해졌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자면 롯데의 2위 등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사실이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온다. 천군만마다. 최근 SK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팀이 침체에 빠졌을 때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카드가 없다. 김광현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비룡의 에이스다.


롯데 상승세의 실질적인 주역. 그리고 2위 싸움에 키를 쥐고 있는 김사율. 스포츠조선DB

그림자

기본적으로 KIA는 탄탄한 선발진이 가장 큰 강점이다. 즉 타선은 아직까지 불안하다. 경기수가 많지 않다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타선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지만,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어진다는 의미다. 최희섭이 부상에서 회복할 가능성이 많고, 이범호 역시 9월 중순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경기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롯데는 팀 사이클이 떨어질 때가 됐다. "우리 팀의 약점은 없다" 롯데 홍성흔의 말대로 현재 롯데는 이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8월 내내 최대출력을 냈던 롯데의 경기력이 9월에도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팀 타격이 침체할 때 투수력이 버텨줄 지는 미지수다. 아직 입증되지 않은 부분들이다.

SK는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있다. 게리 글로버가 8월 들어 극심한 부진이다. 게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 섬세한 성격인 글로버는 잔부상이 있을 경우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영욱마저 부진하다. 선발이 무너질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중간계투진에 옮겨간다. 하지만 정우람 정대현 등 핵심 불펜은 현재 좋지 않은 상태다.


궁지에 몰려있는 SK의 마지막 희망 김광현. 스포츠조선DB
양날의 칼

KIA는 117경기를 치렀다. 16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경기를 남겨놓았다. 모든 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 휴식일이 많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 많다. 실제 최근 SK와의 3연전을 싹쓸이 한 KIA는 로페즈를 중간계투로 전환하는 강수를 두며 좋은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2위 경쟁에서는 불리할 수 있는 조건이다. 롯데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어쩔 수 없이 2위를 넘겨줘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롯데는 9월 초 스케줄이 변수다. 상대전적에서 뒤져있는 LG, SK와 5연전이 잡혀있다. 또 선두 삼성과도 4차례 경기가 잡혀 있다. 9경기를 잘 버텨낸다면, 2위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 그러나 9월 초반 스케줄을 버티지 못하고 투타의 사이클마저 떨어진다면 남은 경기도 쉽지 않다.

SK는 빡빡한 스케줄이 변수다. 31경기나 남아있다. 부상선수들이 많아 선수층이 얇은 SK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물론 최근 4년간 선수단 전체가 승부처를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축적됐다. 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남은 스케줄은 독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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