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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8월에도 안정적인 5할 승률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은 마운드 덕분이다. 타선이 주춤하고 있지만 팀방어율이 2.50으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불펜진은 지난달까지만해도 월별 방어율이 3점이하로 내려가본 적이 없었다. 13승6패의 고공행진을 한 7월엔 불펜방어율이 무려 6.20에 달했다. 타선이 점수를 많이 뽑아 승리를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랬던 롯데 불펜이 한순간 최강의 불펜으로 변신했다. 불펜투수들의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기출루자 득점허용율도 7푼5리 밖에 안된다. 53명의 주자가 있었지만 홈을 밟은 선수는 4명 뿐이었다.
선수가 바뀐 것도 아닌데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양승호 감독의 투수 임무 배분의 결과다. 시즌 초반 필승조를 구성해 투입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선발-불펜 모두 뜻대로 막아주지 못했다. 마무리였던 고원준을 선발로 돌려 선발에 안정을 가져왔지만 불펜으로 돌린 코리가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양 감독은 결국 필승조를 믿고 맡기기로 하고 구원에 실패를 해도 상황에 맞게 계속 필승조를 운영했다. 그리고 점점 그 효과가 발생했다. 자신의 임무가 정해져 있으니 그에따른 책임감이 따라오고 상황에 따라 등판이 예측가능하게 되면서 마음의 준비도 할 수 있게 됐다.
마무리로 활약중인 김사율은 지난 7월 28일부터 나흘연속 세이브를 하는 등 6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뒷문지기로 확실한 인증을 받았다. 마무리가 안정되자 임경완 강영식 등 필승조도 제몫을 하기 시작했다.
불펜이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자 타선도 여유를 찾았다. 승리를 위해 상대팀보다 3∼4점을 더 내야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던 선수들이 이젠 1점만 앞서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
롯데가 LG와의 4강싸움을 벌이면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이유는 무결점 불펜이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