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중 삼성전 3연패. KIA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나.
|
KIA는 지난 6월초부터 전반기가 끝난 7월 하순까지 엄청난 상승 무드에 휩싸여 있었다. 주전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도 팀의 근본은 흔들리지 않았다. KIA 조범현 감독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힘을 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팀의 응집력과 끈기를 칭찬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선수들은 체력과 정신력을 모두 체력까지 다 쥐어짜냈다. 승리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었지만, 데미지는 점차 쌓이고 있었다. 상승 분위기 속에 위기가 도사린 형국. 결과적으로 이번 3연전 패배 때문에 이런 '위태로운 상승 분위기'는 모두 사라졌다. '리그 1위'가 주는 후광효과 역시 없어졌다.
게다가 하필 3연패의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도 KIA에게는 기분이 좋지 않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만 본다면 KIA-삼성은 어쩌면 올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될 가장 유력한 조합이다. 때문에 시즌 중의 맞대결은 어떤 면에서는 '기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단기전은 기세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즌 상대전적은 중요하다. 세세한 기록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전반기까지 KIA는 삼성에 6승5패로 앞서있었다. 그러나 이번 3연전 패배로 인해 상대전적이 6승8패로 바뀌었다. 덕분에 삼성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KIA와의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됐다.
|
어차피 맞을 매라면 일찍 맞는 편이 낫다. 긴 시즌을 경험하면서 어떤 팀이든 연패를 피해가기는 힘들다. 문제는 시기와 기간. 우선 연패는 짧을 수록 좋다. 또한 순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때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을 때가 그나마 괜찮다. 그런 면에서 이번 3연패는 차라리 잘 됐다고도 볼 수 있다. 후반기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따끔한 충격은 선수단에게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로페즈-윤석민의 원투 펀치를 끝까지 아꼈다는 점은 앞으로 KIA가 언제든 연패를 끊고 다시 연승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희망요소다. 여기에 트레비스를 포함한 KIA 선발 3인방은 여전히 건재하다. 후반기 추가 경기편성 시점에서는 이 점은 KIA에 강력한 보너스로 돌아올 전망이다. '독'이 때로는 '약'도 된다. KIA가 이번 연패를 통해 팀의 문제점을 수정하고, 투지를 되살려 정말 중요한 8월 중순 이후 순위싸움에서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승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