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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올스타 투표로 본 '팬심'의 3가지 변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7-12 14:51


지난해 7월24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2010 올스타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롯데 황재균에게 동료들이 물세례를 퍼붓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팬심은 흐르는 물과 같다.

끊임없는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도 가둬둘 수도 없다. 오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 베스트10을 뽑는 팬심에도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팀 인기 < 팀 성적

최근까지만 해도 올스타전 베스트10 선정은 인기 투표 성향이 짙었다. 인기있는 구단, 인기 있는 선수에게 몰표가 쏟아졌다. 지난해 이스턴리그에서는 롯데 선수가 무려 8명이 뽑히기도 했다. 전국구 인기구단의 프리미엄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투표는 인기 구단 몰표 현상이 꽤 줄었다. 이 자리를 성적 프리미엄이 대체했다. 지난해 단 한명의 올스타도 배출하지 못했던 삼성이 1위 성적을 바탕으로 무려 5명의 올스타를 배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2위팀 KIA와 4위 LG 역시 각각 4명의 올스타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만년 상위팀 두산은 올시즌 전반기 시련 속에 최하위 넥센과 함께 올스타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롯데판 싹쓸이', 임계점은 4강

롯데는 역대 최다득표 이대호(83만7088)를 비롯, 4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만약 롯데가 4강 이상을 달리고 있었다면 이스턴리그 올스타 판도는 조금 달라졌을 공산이 크다.

3루수 박석민(삼성·55만9009)에 이어 차점자는 롯데 황재균(46만8869)이었다. 정상급 타격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SK 최 정(36만9634)에 약 10만표 차나 앞섰다.


롯데 조성환도 44만4345표를 받아 SK 정근우(61만1755)에 이어 차점을 기록했다. 호·불호가 분명한 부산 팬들은 롯데 성적에 따른 반응이 빠른 편. 가정일 뿐이지만 롯데 팀 성적이 4강 이상이었다면 지난 시즌의 재판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살아난 대구 팬심 속에 묻힌 두산 스타들

삼성은 최근 올스타전에 썩 재미를 보지 못한 구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무려 5명의 올스타를 배출하며 최다 올스타 배출 구단으로 우뚝 섰다.

두산 김선우와 경합이 예상되던 좌완 차우찬은 23만6587표라는 넉넉한 차이로 대선배를 따돌렸다. 유격수 김상수는 올시즌 맹활약과 두산 손시헌의 부상 공백을 틈 타 생애 첫 올스타의 영광을 안았다. 박석민은 최 정과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으나 의외로 싱겁게 승리했다.

외야 부문에서도 최형우(56만7322)와 박한이(56만5041)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삼성의 약진 속에 올시타 외야 터줏대감이던 두산 김현수(52만8087)와 이종욱(40만9662)은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삼성의 1위 질주와 함께 들불처럼 살아난 대구 팬심이 이번 투표에 두산의 무관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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