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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보, '희망의 10번 타자'로 그라운드에 섰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7-08 20:34


LG에서 뛰었던 심성보가 8일 잠실 LG-KIA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쌍방울 마지막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심성보는 당뇨병으로 지난 2003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LG와 KIA의 경기가 열린 8일 잠실구장. 경기 전 그라운드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로 쌍방울과 LG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심성보였다.

심성보는 8일 LG가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개최한 '10번 타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날 시구자로 나섰다. 199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쌍방울에 입단하며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다. 1998년 매각설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쌍방울의 마지막 4번 타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시즌 뒤 당뇨병 판정을 받게 되면서 그의 야구인생은 180도 뒤집혔다.

당시엔 질병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기에 마냥 기쁘기만 했다. 가족력이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병관리를 하지 않자 85㎏이던 몸무게가 어느새 65㎏이 됐다. 아무리 먹어도 체중은 불지 않았고, 체력은 점점 떨어졌다. 당뇨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심성보는 결국 2003년 은퇴했다.

심성보는 2005년 헤어졌던 아내와 재결합한 뒤 가족을 위해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2006년 장애인 야구단인 '피닉스 야구단' 감독으로 부임한 것. 2009년에는 농아인 선수들로 구성된 '데프콘 야구단'의 감독을 맡아 농아인 야구대회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이겨낼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심성보, 비운의 선수에서 '희망의 10번 타자'로 거듭나 다시 한 번 힘차게 공을 던졌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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