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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에 빠진 SK의 팀 전략 자체가 바뀌었다. 김성근 감독은 7일 "연패 탈출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발언은 의외였다. SK의 시즌 전략을 통째로 변화시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은 팀 전략을 흐름에 맡겼다. 그러나 이젠 1경기, 1경기가 문제가 아니라 후반기, 더 넓게 내년을 보고 경기운영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젠 선수를 만들어가야하지 않겠나. 주력 선수들은 휴식을 조금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6일 5-2로 앞서고 있던 6회 정우람 전병두 송은범 모두 기용할 수 있었다. 송은범은 스스로 '나가겠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해서 그들을 기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SK는 6회 매그레인으로 교체했고, 결국 신명철에게 3점 동점홈런을 허용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 감독은 우천취소된 7일 인천 삼성전의 선발을 엄정욱으로 예고했다. 그는 "엄정욱의 상태가 좋아서 선발로 예고한 것이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된 상황에서 엄정욱같은 선수를 (실전을 통해) 키울 필요가 있어서 선발로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현재 투수 교체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감독의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대로 가다간 팀 자체가 망가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존의 전력으로 탈출구가 없는 상황에서 똑같은 전략과 용병술을 가져가면 주력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함께 비주력 선수들의 기량을 키울 기회도 확보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팀이 망가진다"는 발언을 한 이유다. 이같은 전략변화에 따라 그동안 2군에서 담금질하던 박종훈 김태훈 등 백업멤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선두경쟁을 포기한 듯한 뉘앙스도 엿보인다. 하지만 연패탈출의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 그 와중에 최선의 선택, '벼랑 끝 전략'을 택한 셈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