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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감독은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 (연패)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조치가 필요했다"고 했다. 이같은 깜짝 등판이 더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팀사정상,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런 변칙운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KIA 윤석민은 4월23일 마무리로 나섰다. 잠실 LG전, 8회초에 등판했다.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경기 전에 불펜 등판을 자청했었다. 하지만 다음 선발등판에서 부진했다. 28일 SK전에서 4이닝 4실점했다.
SK 김광현은 5월22일 중간을 맡았다. 인천 넥센전에서 5회초에 나왔다. 14개의 공을 던졌다. 당초 2군에서 복귀한 전날(21일) 선발예정이었다. 그런데 비로 취소되면서 실전점검차 마운드에 섰다. 이어 27일 선발에서 1⅓이닝 7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KIA에서는 로페즈도 마무리 등판을 자원했다. 6월5일 SK전 9회에 등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세이브도 챙겼다. 그리고 8일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 선발투수가 됐다.
이밖에 SK 고효준 전병두 등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고 있다. 이들은 롱릴리프로 5선발 역할을 겸하는 경우다.
불펜피칭의 대체
박종훈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불펜 피칭을 하는 날 대기하는 상황이 되면 실전에서 피칭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현준과 윤석민, 로페즈 모두 불펜 피칭날 마운드에 섰다.
선발투수들은 등판후 보통 3일째 불펜 피칭을 한다. 5일 로테이션의 예를 들어보자. 화요일에 등판하면 다음날은 쉰다. 이어 목요일에 러닝, 캐치볼로 간단히 몸을 푼다. 3일째인 금요일이 불펜 피칭을 하는 날이다. 보통 30~50개 정도를 80~90%의 힘으로 던진다. 그리고 하루 지난 뒤 일요일에 등판한다.
이런 점을 감안, 날짜와 투구수를 맞춰준다는 것이다. 실제 박현준은 44개, 윤석민 34개, 로페즈는 24개를 던졌다.
후유증은 없나
윤석민과 김광현은 불펜 등판뒤 다음 선발에서 부진했다. 원인이 불펜 등판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단발성이 아닐경우, 후유증이 있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윤석민도 마무리 등판 뒤 "앞으로 그런 등판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유증에 대한 우려다.
분명, 불펜 피칭과 등판은 다르다. 불펜 피칭은 부담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점검하는 것이다. 100% 전력 피칭이 아니다. 그에 비해 실전 등판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부담이 생긴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따지면 2~3배 정도 힘이 든다. 어깨에 쌓이는 피로가 더 할수 밖에 없다.
물론 팀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천 취소 등으로 휴식일이 길어질 경우, 감각 유지를 위해 불펜으로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모두 일시적인 방편이란 것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