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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지난 28일 잠실에서 LG를 꺾고 808일만에 1위가 된 삼성이다. 지난 2009년 4월11일 현재 시즌 7경기를 치렀을 때가 마지막 1위였다. 그날을 기준으로 했을 때 808일만의 1위 탈환.
하지만 시즌 초반의 성적이었음을 감안하면, 삼성의 1위 탈환은 실질적으로는 2006년 10월2일이 마지막이었다. 그걸 기준으로 하면 1730일만의 1위다.
이처럼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음에도 류중일 감독은 "쉽지 않은 일정이 계속된다. 어차피 8월이 승부처"라고 말하고 있다.
오랜만의 경사에 지나치게 들뜬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하고 있는 셈이다. 맞는 말이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SK가 1위 자리에서 이처럼 빨리 내려올 줄은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LG의 매서운 기세가 한순간에 무뎌질 줄 누가 예견했을까.
류 감독은 1위라는 현실 보다는 앞으로도 부상자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이 여름에 강하다는 말도 있지만,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 부상으로 인한 큰 전력 이탈 없이 꾸준하게 시즌을 치러왔다는 점이 우리팀 순위 상승의 이유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보감독이지만 차분하다. 류 감독은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른 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이제 시즌은 겨우 절반을 넘겼을 뿐이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