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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 "양영동, 전상렬 같은 선수 될 것"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6-27 14:03


올시즌 신고선수에서 1군 멤버까지 발돋움한 LG 양영동.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잘 하고 있기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올시즌 LG는 유독 주전들의 부상이 많다. 하지만 잇따른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4위를 유지하며 순항중이다. 빈 자리를 메우는 백업 선수들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 '구리 멤버'였던 서동욱 윤진호 양영동 백창수 등이 대표적이다. LG 박종훈 감독 역시 이 선수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이중에서 왼손타자 양영동은 이대형의 빈자리를 메울 만큼 빠른 발을 가진 선수다. 시즌 초반 양영동은 대주자 요원으로 경기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톱타자 이대형이 경기 도중 공에 맞아 부상을 입은 이후 기회를 잡았다.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12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 다른 주전 선수들에 비해 볼품 없어보일 수도 있지만 볼넷을 6개나 얻어내며, '출루'라는 톱타자 최고의 덕목에 충실했다. 며칠 뒤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LG로서는 양영동의 가능성을 본 순간이었다.

2006년에 신고선수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양영동은 2007 시즌을 마친 뒤 경찰청 입대를 준비하던 도중 방출 통보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경찰청에 입단한 양영동은 제대 직전 LG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LG 2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정식선수 전환에 실패했다. 양영동은 함께 뛰던 친구의 퇴출을 바라본 뒤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에도 방출되면 자신의 야구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홀로 뒷바라지해주신 어머니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LG 박종훈 감독은 이런 양영동의 눈빛이 맘에 들었다. 마무리 훈련에서 "눈빛이 살아있다"며 칭찬했다. 결국 정식선수로 전환되는 기쁨을 누린 것은 물론,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게 많지는 않지만, 박 감독은 계속해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양영동이 생갭다 잘 해주고 있다. 상대 선발로 좌완 투수가 등판해도 1번 타자로 낼 만큼 좋다"고 했다. 하지만 톱타자 이대형의 복귀가 이번주로 예정되어 있다. 양영동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상황.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이대형이 돌아왔을 때 양영동의 활용방안은 고민거리다. 지금 실력으로 본다면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룰 만도 하다. 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1군에 남을 수도,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양영동은 두산에서 뛰었던 전상렬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상렬은 92년 삼성에서 데뷔해 방출과 트레이드의 아픔을 겪고 두산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던 선수다.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한 것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정도지만, 포스트시즌만 되면 날라다니는 두산에 꼭 필요한 '가을 사나이'였다.

박 감독은 "전상렬도 오랜 시간 뒤 주전으로 주목받았다. 타격은 부족하지만, 러닝과 수비가 좋은 것도 비슷하다. 언젠가는 꼭 인정받을 선수"라며 양영동을 칭찬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전상렬의 현역 시절 모습.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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