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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1 동점이던 6회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순간, 대전구장 전광판에는 '1000K'라는 문구가 크게 아로새겨졌다. 1만500명의 만원관중은 류현진을 연호했고,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그의 부모 역시 일어서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화 류현진이 마침내 개인통산 1000탈삼진 고지를 정복했다.
류현진은 19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8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개인통산 1000탈삼진 기록을 돌파했다. 통산 1003개의 탈삼진. 2006년 데뷔 이후 153경기만에 달성한 역대 최소경기 기록이다. 또 24세 2개월 25일로 역대 최연소 1000탈삼진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최소경기 기록은 한화 정민철이 지난 1998년 8월26일 부산 롯데전에서 작성한 180경기이고, 최연소 기록은 롯데 주형광이 2000년 6월15일 부산 두산전에서 세운 24세 3개월 14일이다. 9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2대1의 승리를 이끈 류현진은 완투승으로 시즌 7승째까지 챙겼다.
류현진은 5회까지는 직구를 결정구로 삼았고, 이후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두산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았다.
1회 2사 1루서는 최준석에게 145㎞짜리 직구를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3회 고영민을 상대로는 145㎞ 직구를 바깥쪽 스트라이크로 던져 삼진처리했다. 5회 고영민은 147㎞ 높은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직구 코너워크가 완벽하게 구사됐다. 류현진은 6회 선두 김현수를 148㎞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최준석을 상대로 대기록을 세웠다. 이어 이원석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 김재호와 8회 김현수는 각각 130㎞대 초반의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지난해까지 기록한 탈삼진수는 900개. 올시즌 14경기에서 103탈삼진을 기록하며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데뷔 이후 6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현역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은퇴 선수 중에서는 정민철이 6년 연속, 선동열과 구대성이 7년 연속, 정민태가 8년 연속, 이강철이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기록을 의식하고 던졌다. 초반에는 상대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기록달성이)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후반 들어 더욱 세게 던졌다. 올해 탈삼진 200개는 힘들고 180개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도전 목표는 통산 100승(현재 85승)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