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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카도쿠라가 순식간에 무너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행히 카도쿠라는 별다른 부상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날 KIA전에서도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평소와 다름없이 나왔다. 다만 변화구 제구력에 문제가 있었다. 카도쿠라는 본래 직구 외에 슬라이더와 커브로도 카운트를 잡는 스타일이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포크볼로 타자를 유인하곤 했다. 때론 슬라이더를 유인구로 던져 범타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 경기에선 변화구들이 모두 밋밋하게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연속 안타를 맞았고, 불펜투수들의 조기 투입이 어렵다보니 카도쿠라는 흥을 잃은 상태로 난타당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경기 11실점, 11자책점은 카도쿠라의 한국 무대 데뷔후 최악의 성적이다. 무엇보다 방어율을 크게 손해본 게 아쉬운 부분. 이에 대해 카도쿠라에게 묻자 그는 "본래 위치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답했다. 2009년에 5.00, 2010년에 3.22를 기록했으니 지금의 3.62가 본 모습이라는 뜻이다. 물론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겠지만, 속으론 쓰릴 게 당연하다.
모든 투수가 그렇듯 카도쿠라는 방어율에 애착을 갖고 있다. 한참 어린 후배인 차우찬과 방어율 경쟁을 하자고 말한 것도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자극을 주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18일 현재 방어율 5위(2.99)인 차우찬에게 밀린 상태. 이 깨문 카도쿠라가 다시 한번 추격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