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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사흘 휴식 만에 조기등판해 시즌 6승째(6패)를 챙겼다. 14일 출전을 강행한 이유는 일요일(19일) 등판 로테이션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6월 상승세의 분수령이 될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 류현진이 대미를 장식해줘야 한대화 감독으로서는 그 다음 수를 생각할 수 있다.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쓰나
대기록이다. 류현진은 이번에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개인 통산 1000탈삼진 기록에 도전한다. 5개 남았다. 14일 대전 KIA전에서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11개)을 세우는 괴력을 발휘하며 목표 달성 가능성을 부쩍 높였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삼진 5개 추가는 무난해 보인다. 가르시아의 가세로 타선이 한결 탄탄해지면서 선발의 부담도 크게 줄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류현진이 19일 1000탈삼진을 돌파하면 24세 2개월 25일만의 대기록이다. 2000년 6월 15일 당시 롯데의 주형광이 사직 두산전에서 세운 최연소 기록(24세 3개월 14일)을 크게 앞당기게 된다. 여기에 스승의 기록도 뛰어넘을 수 있다. 류현진은 이번 두산전 등판이 통산 153번째다. 소속팀 정민철 코치가 1998년 8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1000탈삼진 최소경기 기록을 세웠는데 180경기 만이었다. 13년 만에 27경기나 단축시킨 기록이 탄생할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이번에 1000탈삼진을 돌파하려면 올시즌 삼진 100개째가 돼야 하는데, 현역으로는 유일하게 6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하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프로 데뷔(2006년) 이후 4시즌 탈삼진 타이틀을 하지한데 이어 올해도 여전히 탈삼진 1위(95개)를 지키고 있는 류현진. 한국 야구의 새로운 역사을 준비하고 있다.
일요일의 사나이 류현진
한대화 감독이 왜 류현진의 일요일 등판을 맞추기 위해 애를 썼는지 알 만한 대목이다. 류현진은 일요일에 유독 강한 남자였다. 프로 데뷔 이후 총 23차례에 걸쳐 일요일 등판을 했다. 이가운데 15승(6패)을 챙겼다. 승률로 치면 7할1푼4리. 류현진의 요일별 승률 분포에서 가장 높다. 특히 류현진은 2009년 8월 30일 LG전부터 현재까지 일요일 등판 6연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올시즌 두 차례 일요일 경기를 잊지 못한다. 5월 1일 삼성전에서 올시즌 처음이자 개인통산 6번째 완투승을 거두며 4월 말부터 본격화된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외조모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채 맞은 1주일 뒤 어버이날 등판에서는 상심에 빠진 어머니에게 위안을 드렸다. 어버이날 등판 역시 류현진 생애 처음이었다. 류현진 개인적으로 잊혀지기 어려운 순간들이 모두 일요일에 펼쳐졌다.
올시즌 첫 대결 두산과의 운명
류현진은 올시즌 처음으로 두산을 상대한다. 류현진은 두산에 다소 약한 편이다. 작년에 한 번 두산전에 출전했다가 패를 안았다.2009년 9월 17일 승리 이후 1년 10개월째 두산 앞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역대 두산전 성적이 5승7패1세이브로 승률 4할1푼6리 밖에 안된다. 7개 구단별 승률에서 가장 낮다. 버거운 상대인데 묘한 운명까지 걸렸다. 신인 시절인 2006년 6월 18일 대전 두산전에서 최연소, 최소경기(13경기) 100탈삼진을 기록한 기억이 있다. 당시 경기는 승패가 없었다. 이제는 1000탈삼진 문턱에서 다시 두산을 만나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