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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두산선수들, "우리가 잘못한건데"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6-14 20:12


두산 김현수가 14일 잠실 넥세전에서 1회말 3점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당황스러웠죠. 죄송하고. 우리가 잘 못한건데…."

14일, 경기전 두산 선수들은 취재진을 피했다. 김경문 감독 사퇴와 관련, 말을 아꼈다. 죄스러운 마음에, 안타까움에 얼굴들은 굳어있었다. 내야수 윤석민은 "어제 소식을 듣고는 믿기지않았다. 당황스러웠다"며 "우리가 부진해서 성적이 안좋은건데. 안타깝다"고 했다.

훈련내내 조용했다. 선수들끼리 이야기 나누는 모습도 거의 없었다. 그냥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잡았다. 분위기가 무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훈련을 마친 뒤 라커룸의 표정, 전체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3연전 첫 날이라 상대팀인 넥센의 전력분석 설명을 듣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조금 달랐다면, 역시 평소보다 말소리가 적었다는 점이다. 두산 홍보팀에서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차분했다. 감독님 사퇴와 관련해서는 선수들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듯 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다시 운동장에 나서자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힘내라"는 소리도 들렸다. 팬들로서는, 감독의 사퇴로 힘을 잃는 모습의 두산을 보고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

1회말, 첫 공격에서 두산은 3점을 뽑았다. 김현수가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에게 죄송함 마음에, 더 열심히 치고 달리는 게 느껴지는 듯 했다.
잠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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