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에 밀린 디카…고급화 전략 올해도 통할까

후지필름 'GFX 50S' (서울=연합뉴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가 일본 교토에서 열린 '후지키나 2017' 행사에서 신제품 4종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후지필름 'GFX 50S'는 5천1백40만 화소의 CMOS 이미지 센서와 대구경 렌즈를 통해 압도적으로 높은 질감과 입체감을 실현한 첨단 중형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다. 2017.1.19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제공=연합뉴스] [e-mail]

지난해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키워드는 '고급화'였다.

주요 업체들은 카메라 시장을 잠식해온 스마트폰에 대항해 스마트폰보다 더 선명한 사진을 빠르게 찍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했다.

올해도 마니아를 겨냥한 사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성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들이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는 200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갔지만, 5년 전부터 고급화에 힘쓰며 소비자를 공략해왔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캐논 파워샷 G9 X 마크 Ⅱ는 2천10만 화소에 배터리 포함 206ｇ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크기도 신용카드보다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



후지필름의 X100F도 비슷한 시기 출시된다. 이 제품은 91개 초점 포인트를 통해 빠르게 피사체를 포착하고, 기기 조작을 위한 버튼과 다이얼을 오른쪽에 배치해 카메라를 한 손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니콘은 렌즈 성능을 강화한 DL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DL 시리즈는 초당 20장 연속 촬영과 손떨림 보정 기능, 고화질(4K) 동영상 촬영 등을 지원한다.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스(mirror less) 제품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니와 캐논 등 선두 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미러리스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일본카메라영상기공협회(CIPA)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2012년 9천814만대에서 2015년 3천540만대로 급감했지만, 미러리스 제품 비중은 4.0%에서 9.4%로 증가했다.

내부 반사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존의 DSLR보다 가볍고, 사용이 편리하다. 초점 잡는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셔터 스피드를 높인 고급 기종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나온 소니의 A6500는 0.05초의 자동초점 속도와 초당 11장의 연속 촬영(자동초점 기준)을 자랑한다.

캐논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하이엔드 미러리스 제품 EOS M5를 내놓으며 고급화 경쟁에 가세했다.

올해는 중형 카메라 시장으로 미러리스 경쟁이 확대될 전망이다.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 크기에 따라 소·중·대형으로 나뉘는데 센서가 클수록 연속 촬영 속도는 느리지만 확대해도 화질이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중형 카메라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인 데다 무거워 광고와 스튜디오 인물 촬영 등 전문가 시장에서 주로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 미러리스 방식을 채택하면서 무게가 한층 가벼워졌고, 가격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핫셀블라드가 중형 미러리스 제품을 세계 최초로 내놓은 데 이어 후지필름도 다음 달 렌즈를 포함한 가격이 1천만원대인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형 제품의 출시는 소형 35㎜ 규격이 지배해온 미러리스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대 디지털카메라가 살아남으려면 '폰카'에 없는 기능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당분간 고급화 전략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내 소비층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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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