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라고 하지만 두 자릿수 승을 거둔 투수가 벌써 9명이 나왔다. 그리고 10승을 바라보는 투수들도 많다. 그런데 아직까지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을 거둔 새 얼굴이 없다.
9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 중에 밴헤켄(넥센 히어로즈)과 밴덴헐크(삼성 라이온즈) 등 외국인 투수가 5명이다. 국내 투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14승)과 김광현(SK 와이번스·12승) 장원삼(삼성) 유희관(두산 베어스·이상 10승) 등 4명뿐이다. 이들은 이미 두 자릿수 승을 경험한 소속 팀의 에이스들이다. 유희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10승 고지에 오른데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뒀다.
7승을 기록한 선발 투수 중에서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데뷔 첫 10승 도전자다.
이태양은 8월 31일 현재 7승8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하고 있다. 초반엔 중간 계투로 던지다가 중반부터 한화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24경기 중 20경기에 선발등판했다. 7월에 부진에 빠졌다가 8월들어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승리를 따내고 있다. 이태양은 최근 4경기서 3승을 거뒀다. 남은 시즌에 5∼6번 정도 선발 등판이 가능해 10승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 마운드에 새로운 얼굴이 없다고 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그래도 매년 두 자릿수 승리 투수 명단엔 꼭 새얼굴이 들어 있었다.
지난해에는 이재학과 유희관이 10승을 거두면서 신인왕 경쟁을 했고, 2012년에는 노경은(12승)과 이용찬(10승)이 두산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2011년에는 LG의 박현준이 깜짝 활약을 했다. 또 2010년에는 삼성의 차우찬이 10승을 따냈다. 2009년에는 조정훈(롯데)이 14승으로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면서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그해 히어로즈 소속이던 이현승(두산)도 13승을 챙겼다. 한화 안영명도 11승을 거두며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올해 새로운 10승 투수가 나오지 않는 것은 수준급 투수 부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류현진 오승환 윤석민 등 간판 투수들이 해외로 떠났고, 앞으로도 톱클래스 투수들의 해외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가 인기를 유지하려면 이들의 공백을 채워줄 새로운 스타가 필요하다. 올시즌에 새 10승 투수가 나타나야 하는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