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간 구자철, 日 주장과 한솥밥?

'아시안컵 득점왕' 구자철의 빅리그 진출이 임박했다.

구자철은 29일(한국시각) 카타르아시안컵 3~4위전에서 5호골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직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 관계자와 동행했다. 구자철의 에이전트인 최월규 월스포츠 대표는 지난 24일 독일로 출발해 현지에서 이적 협상을 해왔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박지성의 후계자'로 떠오른 구자철에게 유럽 클럽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월 초 유럽 겨울 이적시장 폐장을 앞두고 스카우트와 선수 모두 마음이 바빠졌다.

현재 구자철 영입과 관련해 흘러나온 유럽 클럽은 4개다. 지난해 12월 구자철과 계약 단계까지 갔던 스위스의 영보이스,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 슈투트가르트, 그리고 EPL의 볼턴이다. 구자철은 소속팀인 제주 유나이티드와 100만달러(약 11억2000만원) 바이아웃 조항이 담긴 계약을 해 그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팀이 나오면 이적할 수 있다. 현재 에이전트가 볼프스부르크와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할 경우 일본대표팀의 주장 하세베 마코토(27)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분데스리가 18개 팀 중 17위로 강등위기에 몰린 슈투트가르트도 구자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시안컵 현장을 찾은 프레디 보비치 슈투트가르트 단장이 직접 구자철 영입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일찌감치 구자철의 진가를 알아본 영보이스는 27일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자철은 이미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적 동의서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소속팀인 제주의 동의 절차 없이 에이전트와 진행된 이적 협상의 실효성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영보이스가 이중계약 논란과 관련해 "제소 의사는 없다"고 밝혀 법적 분쟁의 소지는 낮아보인다.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구자철과 구자철의 에이전트는 분데스리가행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 제주 역시 스위스리그보다는 탄탄한 시스템을 갖춘 독일 진출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구자철이 아시안컵에서 5골 3도움을 기록, 득점왕과 도움왕에 오른 만큼 대회 이전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구자철의 아버지 구광회씨는 "오늘 새벽 자철이와 통화했다. 에이전트의 공식 발표 이전에 섣불리 말을 꺼내기 어렵다"며 "유럽 겨울 이적시장이 마무리 되는 2월 1일 전후로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