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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인천공항에서 축구회관으로 막 돌아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집무실 한켠에는 아직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가 놓여있었다. 태국에서 첫 우승 후 금의환향한 김학범 감독과 리틀 태극전사들의 환영자리에서 선물받은 귀중한 땀의 결실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인터뷰 날을 정말 잘 잡았다. 연초에 하려다가 일정이 맞지 않았는데 우승하고 잘 됐다"며 웃었다. 올해 KFA 수장에 오른지 8년차를 맞은 정몽규 회장은 그동안 축구판의 파이를 질적 양적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그 성과들에 안주할 마음이 전혀 없다. 올해 협회 정책 슬로건으로 '두려움 없는 전진'을 외치며 더 큰 도약을 약속했다. 의욕에 차 있는 정 회장을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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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본선은 상당히 까다로운 대회입니다. 월드컵에 비하면 선수단의 숫자도 18명으로 매우 적고 스태프 구성도 제한이 많습니다. 지난 연말 협회 임원들이 해외 구단을 방문해 본선 진출 시 필요한 선수 소집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각 구단과 소통하며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학범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친선경기를 많이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여자 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제주도에서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최종 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데 여자 대표팀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금번 재계약 과정은 과거에 비해 매우 어려웠습니다. 브랜드들의 스폰서십 투자 정책이 협회와 구단에서 선수개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요. 우리 협회는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 조건을 제시해 새로운 틀의 파트너십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적과 앞으로의 가능성입니다. 아시아에서의 한국 축구 위상은 압도적입니다. 한국 축구의 발전에 대한 로드맵도 대형 후원 계약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생활축구통합으로 등록 인구를 체계화하고 디비전시스템과 유소년 육성 등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모습들 또한 후원업체들의 기대와 신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또 하나는 명확한 파트너십입니다. 서로 잘 돼야 합니다. 이번 계약에 추가된 팀세일즈 부분이 하나의 사례인데요. 팀 세일즈(Team Sales)는 엘리트, 동호인 등 각종 축구팀을 위한 단체 용품 사업을 뜻합니다. 한국 축구 시장의 확대를 위해 협회와 나이키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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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마케팅 사업의 가장 큰 수입원은 스폰서십입니다. 2013년 대한축구협회 스폰서십 규모는 200억원대였고, 재계약이 잘 되면서 현재 규모는 거의 400억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폰서십을 단순 '후원 계약'이 아닌 '파트너십'이라고 말합니다. 스폰서를 계약과 투자 유치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스폰서와의 상생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공동운명체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협회는 파트너사를 위해 지속적으로 독점적 프로모션 프로그램과 공동 상품 창출 등의 기획안을 먼저 제안하고 있습니다. 협회와 파트너사들간의 평균 계약 연수가 16년입니다. 결코 단순한 짧은 인연이 아닙니다.
-요즘 축구팬들 사이에선 대표팀 유니폼이 확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기존 나이키 유니폼에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조만간 나이키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유니폼 디자인이나 기능성에서 과거와는 달리 혁신적이고 발전적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미리 한 번 봤는데 과감한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나이키에서도 상당히 신경 쓴 디자인입니다. 해당 작업을 진행한 나이키 글로벌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기능성에서도 나이키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적용됩니다. 나이키가 전세계에 제공하는 대표팀 유니폼 중 최고 등급(티어1)의 제품을 금번에 제공받게 되었습니다. 전세계 5개국(브라질 프랑스 잉글랜드 등)에만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월 중에 나이키와 공동으로 발표회를 가질 예정입니다.(정 회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태극전사들이 3월부터 나이키 티어1 등급의 유니폼을 입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나이키 티어1 유니폼은 기존 제공받았던 유니폼과는 디자인과 품질에서 차별화된 최고의 상품이다. 앞으로 우리 태극전사들만을 위한 별도의 디자인 제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나이키가 그만큼 한국 축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과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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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엠블럼은 2001년에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변경된 뒤 19년만에 새롭게 재탄생합니다. 20년 정도 지났으니 새로운 얼굴로 팬들을 만날 시기도 되었습니다. 2월에 새 유니폼과 함께 공개될 겁니다. 살짝 설명드리면 당연히 상징은 호랑이입니다. 호랑이를 모던하고 심플하게 해석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형상을 표현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다음 세대를 이어갈 엠블럼인 만큼 축구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랜 준비과정이 있었습니다. 2016년 인식 조사를 실시했었는데 당시 친숙하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역동성이나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엠블럼 변경은 협회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고 MD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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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3, K4리그가 출범하면서 한국축구 디비전 시스템이 1부부터 7부 리그까지 단계적으로 정착되었습니다. K3, K4리그는 1,2부 프로리그와 5,6,7부 아마추어리그 사이의 내셔널리그와 K3리그가 통합된 것으로 한국축구의 튼튼한 허리가 될 겁니다. 협회는 2020년 3부, 4부 출범을 위해서 이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2017년부터 K3리그를 어드밴스와 베이직 리그로 나눠 자체승강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자연스러운 승강제도를 준비해 왔습니다. 내셔널리그의 높은 예산과 K3리그의 건강한 축구행정 능력을 결합시키기 위해서 클럽라이센싱 규정을 신설하는 등 모든 K3, K4리그 참가팀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이끌 겁니다. 경기력, 행정력, 시설 등 모든 부분에서 현재의 K3리그 수준에서 크게 향상되어야 디비전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회장 당선 공약 중 하나였던 심판 배정 및 운영의 협회단일화가 이뤄졌는데 프로구단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협회 심판실에선 좀더 공정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어떤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먼저 K리그 심판운영을 위한 인원을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배정, 평가, 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심판강사 및 평가관을 확대하고 전담 행정 직원을 배치하여 심판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기존에는 경기일 1~2일 전 배정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올 시즌부터는 5일~8일 전에 해 심판들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해당 라운드에 배정을 받지 못한 심판들은 K3, K4리그에 우선 배정하여 경기 경험을 쌓는 동시에 기량 향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심판들의 신뢰도 회복도 중요합니다. 각 라운드별 주요 판정에 대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주요 이슈 발생 시 미디어 브리핑을 할 생각입니다. 구단과 팬이 참여하는 간담회도 수시로 열어 심판의 신뢰도 회복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2023년 여자 월드컵 유치 추진을 철회하게 돼 아쉬움이 큽니다. 전세계적으로 여자 축구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합니까.
여자축구는 남자축구보다 상황이 많이 어렵습니다. 선수층이 너무 얇아요. 지난해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보고 난 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설정과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자 지난해 KFA 여자축구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심도있는 논의와 함께, 각계각층의 다양한 제언을 귀 담아 들었습니다. 먼저 필요한 건 저변확대입니다. 동호회 및 클럽 활동을 장려해 여성 생활축구를 활성화하겠습니다. 또 지속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행정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현장과의 소통, 국제 교류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여자 A매치 주간을 활용해 정기적인 A매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가와 정부에서도 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선 선수층이 두터워질 수 없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KFA와 프로연맹의 통합 중계권 사업자 선정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2차에 걸쳐 사업자 선정 입찰을 했지만 대표팀 중계 사업자는 유찰됐습니다.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신지요.
아쉽지만 예상 못한 결과는 아닙니다. 스포츠중계 시장이 뉴미디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 축구의 가치도 다시 한번 산정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A매치 관중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인사이드캠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버즈량(Buzz)도 상당합니다. 즉 축구를 보는 사람은 줄지 않았는데 A매치의 시청률은 떨어진 셈입니다. 기존 지상파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뉴미디어를 통해 축구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중계권 협상에서 집중한 것은 확장되고 있는 뉴미디어 시장을 개척할 파트너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IT회사, 포털, 통신사 등 기존 방송사 카테고리를 벗어난 새로운 파트너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대표팀 중계권은, 협회 입장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판을 바꿀만한 파트너를 원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늦어지면 개별 경기별로 중계권을 판매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정말 좋은 파트너를 만날때까지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뉴미디어 부문에 관심을 보인 해외업체도 있어서 그쪽과도 협의할 겁니다. 또 협회에서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등 새로운 시대 맞춰 전체적인 틀을 바꾸는 식의 접근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축구회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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