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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국시리즈 직후 열릴 FA시장. 포수 풍년이다.
박동원을 제외한 양의지 유강남 박세혁 이재원은 모두 에이전트가 같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소속이다. 자충수를 둘 리가 없다는 전제 하에 이 부분은 올 겨울 활발한 포수 이동에 있어 잠재적 변수가 될 수 있다.
포수 FA 원 소속팀들은 당장 이들이 빠져나갈 경우 당장 주전 포수 구멍이 생긴다.
반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원 소속팀도 있다. 하지만 해당 포수가 없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보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바꾸려는 팀들만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최상위 매물 양의지의 거취가 변수다. 어느 팀에 둥지를 트느냐에 따라 시장에 지갗동을 일으킬 수 있다.
박동원에 대한 확신이 있는 KIA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상당수 다른 포수들의 거취는 양의지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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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상무 전역을 한 차세대 대형포수 김형준이 지난 8월 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내년 시즌 가동이 불투명하다. 강인권 감독은 비보를 전하며 농담 반으로 "의지 몸값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몸이 다는 건 NC다. 시간은 양의지 편이다. 복수 오퍼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은 치솟는다. 타 팀 이적 시 몸값은 더 오른다. 시장의 논리다.
만에 하나, NC가 양의지를 놓치면 악몽의 시작이다.
1군에서 뛸 만한 포수는 박대온 김응민 뿐이다. 정범모와는 결별했다.
주전감 김태군은 1년 전 삼성으로 트레이드 했다. 급히 메워야 할 시급한 구멍이 뚫리게 된다. 아쉽지만 급한 대로 보상선수까지 내주면서 성에 차지 않는 다른 FA포수를 영입하는 수 밖에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FA포수가 원 소속팀인 곳들은 대체적으로 상황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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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이례적 행보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포수 트레이드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FA선수는 지켜봐야겠지만 포지션과 여러가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다른 팀 보다 포수 뎁스가 두텁다는 사실"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여러가지 트레이드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 외인 선수 3명 재계약이 우선순위고, FA보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두번째 포인트다. (포수가 필요하다고 했던 이승엽 감독의) 두산 뿐 아니라 어느 팀에도 열려 있다"며 사실상 포수 공개 트레이드를 천명했다.
삼성에는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등 당장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수 능력을 갖춘 즉시전력감 포수가 3명이나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유망주 이병헌도 쑥쑥 크고 있다. 내년 가을에는 상무에서 김도환도 제대한다. 김민수 등 수준급 기존 포수도 있다.
트레이드는 통상 먼저 이야기하는 쪽이 불리하다. 공개 트레이드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삼성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 하다.
예기치 못한 FA포수 이적으로 충격에 빠질 피해 팀들. '포수왕국' 삼성은 급한 불을 꺼줄 소방수가 될 수 있다. FA 포수 못지않은 수준급 포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영입은 FA 영입보다 장점이 많다. 보상선수와 거액의 출혈을 피해 내년부터 시행될 샐러리캡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1년 전, 시장에서 포수자원을 이례적으로 끌어모은 삼성.
의구심이 이제야 풀리고 있다. FA 대이동 상황에 따라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삼성 우위 시장'이 열릴 공산이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