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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물 같은 이순신과 불 같은 와키자카의 만남이다. 데일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른 배우 변요한(36)이 있었기에 이순신의 승전고는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순간이 됐다.
특히 '한산'은 해상과 육지 전투에서 모두 능한 왜군 수군 최고 사령관 와키자카로 변신한 변요한의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끈다.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실전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지략을 갖춘 '한산' 속 빌런 와키자카.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순신(박해일)과의 전쟁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모습으로 거북선의 약점을 철저하게 조사해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는 안타고니스트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변요한은 캐릭터를 위해 무제한 체중 증량에 나선 것은 물론 일본에서 실제 사용하던 사극톤(고어)을 현지 검수를 받으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명량' 당시 조진웅이 연기했던 와키자카 캐릭터의 확장판과도 같은 변요한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한산'의 큰 축을 담당,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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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산'이라는 영화 속 왜군으로 들어간다면 모두가 인식하듯 빌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연기를 하고 표현하는 입장에서는 빌런이 아닌 장군 대 장군이라고 생각했다. 빌런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 안에 갇힌다. 처음에는 빌런이라는 생각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 거울을 보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잘 못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전장 안에서 치열하고 사람 냄새가 나려면 캐릭터 구축을 잘해야 했다.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는 관찰자, 해설자로 들어가는 포지션이 더 맞았다. 전략을 짤 때도 자연스럽게 빌드업 될 수 있도록 공간이 생기길 바랐다. 그런 노력이 욕망 있는 와키자카로 좀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책임감은 늘 있다. 하지만 '한산'은 분명 다른 지점이 있다. 굉장히 뜨거워졌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스크린에서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 나는 영화에, 캐릭터에 델 뻔한 것 같다. 폭발할 정도로 뜨겁게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야만 전장에 있는 장군들의 모습이 관객에게 잘 보여질 것이라 생각했다. 부담감을 뛰어넘는 뿌듯함이 있다. 내가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안타고니스트의 포지션이긴 하지만 모든 균형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산' 속 이순신 역의 박해일에 대해 "박해일 선배는 섬세하고 올곧은 사람이다. 촬영 전 후배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줬다. 그 만남을 시작으로 내가 어떻게 인물을 수행해야 하는지 서로 입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종종 만나는 장소가 많았다. 서로 컨디션을 체크하고 어떤 식으로 가고 있는지 나눴다. 몸으로 칼부림하지 않았지만 눈으로 칼부림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것 같다. 박해일 선배의 '최종병기 활' 사진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중간중간 컨디션 이야기를 많이 했고 서로 체크를 많이 했고 같은 술자리에 있지만 박해일의 눈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계속 떠올렸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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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어를 잘하는 분들이 팀에 많이 있었다. 일본어를 준비하기 위해 일본의 대하드라마를 보기도 했고 일본어 선생님이 준비해준 언어들의 변화 자료를 보기도 했다. 일본어 선생님이 고민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실제로 일본어 선생님들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움을 구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일본 사극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께 시나리오를 보내 검수를 보내기도 했다. 여러 가지 변형을 거쳐 지금의 고어를 찾은 것 같다. 혹시 만약 내가 부족하다면 그것 또한 받아들이고 싶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감정이다. 최선을 다해 일본어 고어를 구사하려 노력했지만 실제로 영화 속 메시지는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무한 체중을 증량한 이유도 특별했다. 변요한은 "내가 생각했던 와키자카의 이미지와 내가 생각했던 외형적인 형체들이 있었는데 와키자카 갑옷을 피팅하면서 그 생각이 깨졌다. 처음에는 갑옷이 맞지 않더라. 장군 같지 않았다. 아버지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됐다. 피팅 이후 확실히 나만의 동굴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벌크업을 했다. 무제한 증량을 시켜 내 몸이 갑옷에 맞는 순간 생각도 달라질 것 같았다. 실제로 태양인인데 생갭다 단시간 잘 찌는 체질이다. 금방 몸이 불어나면서 2주 안에 갑옷이 맞았고 그 순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6개월 정도 '한산' 촬영을 이어갔는데 끝날 때까지 계속 체중을 증량했다. 지금 78kg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산'의 마지막 촬영 몸무게가 89kg였던 것 같다. 몸이 증량될수록 건강해지는 스타일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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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은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등이 출연했고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