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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폭발할 정도로 뜨겁게 집중"…'한산' 변요한, 89kg 벌크업으로 완성한 역대급 인생캐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7-26 09:51 | 최종수정 2022-07-26 12:3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물 같은 이순신과 불 같은 와키자카의 만남이다. 데일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른 배우 변요한(36)이 있었기에 이순신의 승전고는 더욱 값지고 의미 있는 순간이 됐다.

전쟁 액션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김한민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에서 왜군 수군 최고 사령관 와키자카 역을 연기한 변요한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한산'에 출연한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고백했다.

2014년 여름 극장에 개봉해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스코어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세운 '명량'(김한민 감독)의 후속작이자 프리퀄로 올여름 관객을 찾은 '한산'.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인 '한산'은 명량해전이 발발하기 5년 전,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 달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를 그렸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수많은 전투 중 최초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을 장엄하고 압도적인 규모로 스크린에 펼쳐 관객에게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전할 블록버스터로 시사 이후 호평이 자자하다.

특히 '한산'은 해상과 육지 전투에서 모두 능한 왜군 수군 최고 사령관 와키자카로 변신한 변요한의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끈다.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실전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지략을 갖춘 '한산' 속 빌런 와키자카.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순신(박해일)과의 전쟁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모습으로 거북선의 약점을 철저하게 조사해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는 안타고니스트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변요한은 캐릭터를 위해 무제한 체중 증량에 나선 것은 물론 일본에서 실제 사용하던 사극톤(고어)을 현지 검수를 받으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명량' 당시 조진웅이 연기했던 와키자카 캐릭터의 확장판과도 같은 변요한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한산'의 큰 축을 담당,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변요한은 "'한산'이라는 영화가 멋들어지게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많은 관객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솔직하게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 변요한은 "처음 '한산'을 김한민 감독에게 제안받았을 때 "'제가요?'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김한민 감독은 '잘할 것 같고 잘 어울린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작품에 대한 부담은 촬영하면서 아주 잠깐 들었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한산'은 여러 준비가 굉장히 많았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김한민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모습과 생각을 나누면서 역사 공부를 받았다. 내가 맡아야 하는 와키자카 협판도 보게 됐다. 연기를 하면서는 '난중일기'를 잊으려고 했다. 기억이 남는 건 영화 속 해전 신을 마지막에 몰아 촬영했는데 이순신 장군의 활을 맞고 나서 느꼈다. 활을 맞고 나서 내려와 '와 정말 힘들다'라는 말을 뱉었는데 그 순간 와키자카의 공포감을 느꼈다. 정말 이순신에게 '죽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명량'이라는 부담감도 남달랐다. 변요한은 "'명량' 개봉 당시 나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김한민 감독에게 '한산' 출연을 제안 받고 난 뒤 '명량' 생각을 아예 안 하려고 했다. 그래야 나만의 와키자카라는 생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시기적으로 명량해전보다 한산해전이 먼저 만약 내가 캐릭터를 잘 소화한다면 흐름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것 같았다. 솔직히 '한산' 촬영 전 '명량'을 다시 본다면 겁을 먹을 것 같아 안 보기도 했다. 방해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그 부분을 피하려고 했다. 만약 내가 조진웅 선배에게 와키자카 캐릭터에 질문을 했다면 많은 것을 알려주셨을 것 같다. 다만 내가 무언가를 듣게 되면 겁을 먹을 것 같아 귀를 닫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산'이라는 영화 속 왜군으로 들어간다면 모두가 인식하듯 빌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연기를 하고 표현하는 입장에서는 빌런이 아닌 장군 대 장군이라고 생각했다. 빌런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 안에 갇힌다. 처음에는 빌런이라는 생각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 거울을 보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잘 못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전장 안에서 치열하고 사람 냄새가 나려면 캐릭터 구축을 잘해야 했다.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는 관찰자, 해설자로 들어가는 포지션이 더 맞았다. 전략을 짤 때도 자연스럽게 빌드업 될 수 있도록 공간이 생기길 바랐다. 그런 노력이 욕망 있는 와키자카로 좀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책임감은 늘 있다. 하지만 '한산'은 분명 다른 지점이 있다. 굉장히 뜨거워졌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스크린에서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 나는 영화에, 캐릭터에 델 뻔한 것 같다. 폭발할 정도로 뜨겁게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야만 전장에 있는 장군들의 모습이 관객에게 잘 보여질 것이라 생각했다. 부담감을 뛰어넘는 뿌듯함이 있다. 내가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안타고니스트의 포지션이긴 하지만 모든 균형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산' 속 이순신 역의 박해일에 대해 "박해일 선배는 섬세하고 올곧은 사람이다. 촬영 전 후배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줬다. 그 만남을 시작으로 내가 어떻게 인물을 수행해야 하는지 서로 입을 맞추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종종 만나는 장소가 많았다. 서로 컨디션을 체크하고 어떤 식으로 가고 있는지 나눴다. 몸으로 칼부림하지 않았지만 눈으로 칼부림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것 같다. 박해일 선배의 '최종병기 활' 사진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중간중간 컨디션 이야기를 많이 했고 서로 체크를 많이 했고 같은 술자리에 있지만 박해일의 눈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계속 떠올렸다"고 웃었다.


역할을 위해 일본 고어를 배워야 했던 과정도 녹록하지 않았다. 변요한은 "외국의 많은 드라마를 보기도 했고 실제로 중국에서 유학을 하기도 했다. 중국의 성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이지 않나? 현대 일본어와 다르다는 차이점을 일본어 선생님들과 많이 연구했다. 외국 배우들이 영화를 봤을 때도 일본어 고어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노력했다. 고어를 디자인하는 것 또한 와키자카를 연기할 때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어를 잘하는 분들이 팀에 많이 있었다. 일본어를 준비하기 위해 일본의 대하드라마를 보기도 했고 일본어 선생님이 준비해준 언어들의 변화 자료를 보기도 했다. 일본어 선생님이 고민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실제로 일본어 선생님들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움을 구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일본 사극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께 시나리오를 보내 검수를 보내기도 했다. 여러 가지 변형을 거쳐 지금의 고어를 찾은 것 같다. 혹시 만약 내가 부족하다면 그것 또한 받아들이고 싶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감정이다. 최선을 다해 일본어 고어를 구사하려 노력했지만 실제로 영화 속 메시지는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무한 체중을 증량한 이유도 특별했다. 변요한은 "내가 생각했던 와키자카의 이미지와 내가 생각했던 외형적인 형체들이 있었는데 와키자카 갑옷을 피팅하면서 그 생각이 깨졌다. 처음에는 갑옷이 맞지 않더라. 장군 같지 않았다. 아버지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됐다. 피팅 이후 확실히 나만의 동굴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벌크업을 했다. 무제한 증량을 시켜 내 몸이 갑옷에 맞는 순간 생각도 달라질 것 같았다. 실제로 태양인인데 생갭다 단시간 잘 찌는 체질이다. 금방 몸이 불어나면서 2주 안에 갑옷이 맞았고 그 순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6개월 정도 '한산' 촬영을 이어갔는데 끝날 때까지 계속 체중을 증량했다. 지금 78kg를 유지하고 있는데 '한산'의 마지막 촬영 몸무게가 89kg였던 것 같다. 몸이 증량될수록 건강해지는 스타일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변요한은 "개인적으로 전쟁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 '명량'도 즐겁게 봤다. 김한민 감독의 성향을 알지 않나? 김한민 감독 최대한의 기술력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명량' 이후 8년 뒤 '한산'이라는 작품을 촬영했을 때 '명량' 때 해보지 못한 부분을 '한산'에 다 채운 느낌이다. '명량'이 있었기에 '한산'도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며 "'한산'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게 내 기준은 아니다. 많은 관객이 봐준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다. 앞으로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그 생각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한산'은 많은 분이 봐줬으면 좋겠다. 늘 연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지금은 그것조차도 강요하고 싶지 않다. 자연스럽게 좋은 영화가 나온다면 봐주실 것이고 그 영화를 통해 느끼신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부담감은 솔직하게 없다"고 소신을 전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등이 출연했고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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