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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타임머신] 명품 발라더 김민우, 명품 인생 '김 부장님!'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0-03-05 16:32


'입영열차 안에서'를 무대에서 제대로 불러보지도 못하고 입대한 김민우.

[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1990년대를 20대로 보낸, 특히 입영통지서를 받아든 남자들이라면 노래방에서 한 번 쯤은 불렀던 '입영열차 안에서'의 가수 김민우. 그 남자가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온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김민우는 1990년 2월 1집 '사랑일뿐야'로 데뷔했다. 당시 가요 순위프로그램이었던 가요톱10에서 김민우의 '사랑일뿐야'와 '입영열차 안에서'가 연달아 5주씩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는 등 김민우 노래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그 인기를 채 누리기도 전에 김민우는 그해 8월 방위병으로 입대해야 했다. 김민우의 꽃길은 그때까지였다.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김민우의 모습. 전역 후 장미빛 가수생활을 꿈꿨다.
92년 전역 후 가요계로 돌아왔을 때 세상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로 바뀌어 있었다. 발라드의 암흑기였다. 새 앨범은 실패했다. 록밴드를 결성했지만 그마저도 안됐다.

김민우는 96년 전재산을 털어 녹음 스튜디오를 차렸다. 건물에 화재가 나서 스튜디오가 사라져버렸다. 수억원의 빚까지 졌다. 신용불량자 신세로 콘서트와 미사리에서 노래하며 어렵게 빚을 갚았다.


2001년 조정현, 박정운, 박준하와 함께 한 '회귀 콘서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다음 해 박정운(오른쪽) 박준하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 앨범도 냈다.
2004년 김민우는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자동차 영업사원이다. 수입차 영업사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보통 신입사원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 차 닦고, 매장 청소하며 일을 시작했다. 곧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2006년에는 다른 수입차 영업팀 과장으로 스카웃됐다.


2006년 이직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민우 과장님!
아침 8시에 출근해 회의하고 사람 만나고 저녁 술약속까지. 평균 퇴근시간이 새벽 2시였다. 김민우는 이직하자마자 한 달동안 차 8대를 팔아 월간 판매왕에 올랐다. 다른 연예인들도 차딜러에 도전했지만 모두 포기했다. 김민우는 '좌절보다는 희망'이라는 좌우명으로 새 직장에서 성공했다.

2017년 김민우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왔다. 청천벽력같은 희귀병으로 아내와 사별한 것. 가수를 하든 영업을 하든 모든 걸 지지해줬던 아내를 결혼 8년 만에 갑작스럽게 잃었다. 당시 9세였던 딸을 보며 김민우는 무너져버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14년 전 희망찬 모습으로 자동차 영업을 나섰던 김민우 과장은 현재 김 부장님이다.
2020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한 김민우는 자신이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우리에게 들려줬다. 현재 수입차 전시장 부장님인 김민우는 12살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좌절보다는 희망'으로 멋지게 이겨온 김민우의 앞길에 응원의 꽃을 뿌려주고 싶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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