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표가 뚜렷해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리듬체조를 좋아하는 마음이 중요해요."
"어떻게 하면 리듬체조를 잘할 수 있냐"는 꿈나무들의 질문에 '리우 금메달리스트' 마르가리타 마문(22)은 이렇게 답했다.
27일 오후 4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마르가리타 마문과 함께하는 고양시 유소년 리듬체조 교실'이 열렸다. 마문은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다. 손연재와 함께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동고동락했다. 완벽한 수구 조작와 유연성, 독보적 난도로 전세계에 폭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고양시와의 특별한 인연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를 통해 시작됐다. 고양시는 '월드스타' 마문을 지난해 9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그리고 올해 꽃박람회 기간에 맞춰 마문 가족을 초청했다. 24일 마문이 어머니, 남동생, 그리고 약혼자인 '베이징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더 수코루코프(29)와 함께 방한했다. 각종 병원과 꽃박람회를 둘러보는 일정을 쪼개 한국의 리듬체조 꿈나무와의 만남을 가졌다. 대한체조협회 연구위원회(위원장 송희자)가 진행을 맡았다. 고양시 선수들과 청소년 대표선수 등을 포함, 52명의 리듬체조 꿈나무들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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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 러시아 요정, 마르가리타 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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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르가리타 마문과 한국 꿈나무 선수들이 질의 응답을 주고 받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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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리타 마문과 함께하는 고양시 유소년 리듬체조 교실을 진행한 대한체조협회 연구위원회 송희자 위원장, 변해심 전 위원장 및 위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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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표 이예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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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식-완벽한 준비-자신에 대한 믿음"
올시즌 허리 부상중인 재활중인 마문은 앉은 채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본 스트레칭에 대한 이론적 조언 후 이어진 '수구훈련', 볼을 잡자마자 몸놀림이 달라졌다. 능수능란한 수구 조작 시범을 보인 후 매트로 내려와 꿈나무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허리 부상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시범을 보이며 꿈나무들을 지도했다. 금메달리스트다운 정확한 동작과 함께, 볼을 다루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수구와 한몸이 되기 위한, 끊임없는 반복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시간이 넘는 훈련 후 꿈나무들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소녀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문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마문은 목표 의식을 강조했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 부모가 아닌 스스로가 알아야 한다. 스스로 목적을 갖고 리듬체조를 정말 많이 좋아하고 정말 많이 노력해야 한다. 이 일을 하는 게 기뻐야 한다"고 답했다.
"경기중 실수를 했을 때는 어떡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엔 "경기중 실수했을 때 빨리 잊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 실수에 연연해 하지 말라. 절대 지난 것은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수를 신경쓰지 않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이겨내야 한다. 절대 울 필요도 없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경기는 많다. 매번 그렇게 할 일을 또박또박 해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힘든 연기를 하면서 표정 관리를 잘하는 비결을 묻자 마문은 "매트 안에선 연극배우가 됐다고 생각하라. 경기장뿐 아니라 연습할 때도 늘 '배우'라고 생각하고 매트를 '극장'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라"고 조언했다.
경기전 승리를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이야기했다. "리우올림픽을 위해 나는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내가 할 일을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준비가 정말 잘 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은 저절로 생긴다. 그러니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
마문 "어린 선수들, 손연재처럼 열심히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문과의 훈련에 이은 진솔한 대화는 꿈나무 선수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청소년 대표 이예원양(13·군포 궁내중)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마문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서 그런지 확실히 달랐다. 실수했을 때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직접 동작을 보고 배우게 돼 영광이었다"며 벅찬 소감을 표했다. 또렷한 목표도 생겼다. "나도 마문처럼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세계 1위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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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 앞에서 싱크로율 100% 우아한 포즈를 취한 마르가리타 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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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갈라쇼 당시 솔다토바 손연재와 다정한 포즈를 취한 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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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에서 모든 연기를 마치고 순위가 결정된 후 마문, 쿠드랍체바, 손연재가 함께 끌어안으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축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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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리듬체조 교실'의 마무리는 마문과의 사진촬영이었다. 마문은 50명이 넘는 어린 선수들과 1시간 가까이 사진을 찍고 눈을 맞추고 사인을 해주며 정성을 다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월드스타다운 따뜻한 인간미가 빛났다.
마문은 한국 꿈나무들과 만난 소감을 묻자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에 선수들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모두 (손)연재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연재는 리우올림픽에서 4위를 했지만, 내게 연재는 동메달리스트나 다름 없다"며 '절친' 손연재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리듬체조 갈라쇼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고 고양시와도 인연을 맺게 됐다.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의료관광 코스, 현대식 의료기기들도 러시아보다 훌륭했다. 어린 선수들과의 만남도 의미 있었다"며 3박4일의 한국 방문에 만족감을 표했다.
올시즌 허리 부상으로 쉬고 있는 마문에게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의사를 물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이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마문은 지난해 12월, 3년째 만난 남자친구 수코루코프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아 화제가 됐다. 이날 현장에서도 수코루코프는 그림자처럼 연인 곁을 지켰다. 마문은 "결혼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고, 준비중이다. 가능하다면 올 여름에 하고 싶다"며 웃었다.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마르가리타 마문과 함께하는 고양시 유소년 리듬체조 교실 꿈나무' 명단
정가연 조채윤 정선화 임수정 이소윤 고예진 이예원 심지은 고채원 박민서 김가람 전원이 신유빈 김혜린(이상 청소년 대표) 김아린 이나경 얀 가째리나 주서영 이정은 최송인 오안나 장윤서 이연서 김다은 백지우 김정은 유준희 배수빈 배지원 김소피야 반예빈(이상 꿈나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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