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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설리는 한국의 '킴 카다시안'을 꿈꾸는 걸까.
하지만 설리의 SNS 사용법은 조금 다르다. 설리는 자신의 SNS에 대중의 관심과 시선이 쏠려 있다는 걸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대중이 어떤 평가를 내리던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올리고 싶은 모든 자신의 일상을 게재한다. 자신의 셀카부터 소소한 일상은 물론, 공개 연인인 최자와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올린다. 공개 열애 중이라 하더라고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 출신 스타들이 연인과의 사진을 SNS에 공개하지 않는 것과 다른 행보다. 당당히 연애와 사랑을 즐기는 설리의 모습은 대중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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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설리는 SNS에 '로리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컨셉의 사진들을 올려 네티즌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10대 청소년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스타로서 '로리타' 이미지의 사진을 찍는 것 만큼은 경솔했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당시 설리는 해당 사진에 쉴새 없이 달리는 네티즌들의 질타에도 그 어떤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 설리의 반응은 최근에 나왔다. 언제나 처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셀카 사진과 함께 첨부된 '로리타 로리타 적당히 해라. 알마즌 데 가서 욕하렴 내 이쁜 얼굴이나 보고'라는 저격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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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리의 행보는 미국의 킴 카다시안을 떠올리게 한다.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은 '측근'으로 먼저 알려진 킴 카다시안은 현재 패리스 힐튼을 뛰어넘는 화제의 스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킴 카다시안은 리얼리티 방송과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킴 대중의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그녀의 SNS다. 킴 카다시안은 SNS에 자신의 신체 특정부위를 클로즈업한 사진과 노출 의상 사진 등 자신의 성적 매력을 부각하는 사진을 끊임없이 올렸고 미국 네티즌들을 이를 질타했다.
사실 이런 킴 카다시안의 행보는 할리우드 내에서는 그리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앞서 많은 팝스타와 헐리우드 배우들이 SNS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는 사진을 많이 올렸다. 하지만 킴 카다시안이 '관심'보다 '질타'를 더 많이 받는 이유는 '킴 카다시안의 정체성'에 있다. 뚜렷한 작품활동이나 대표작없이 오로지 브랜드 런칭 행사나 파티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킴 카다시안은 미국 대중으로부터 '액터(actor)'나 '싱어(Singer)'라는 특정 타이틀이 아닌 '저스트 셀러브리티(Just Celebrity)'로 분류된다.
현재 한국 대중에게 설리의 위치도 비슷하다. 설리는 지난 2015년 8월 걸그룹 에프엑스를 탈퇴했다. 이후 연기자로 전향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전에 에프엑스 탈퇴 전에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영화 '패션왕'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에 출연했지만 연기적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고 대중에게 자신을 배우로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다. 지난 해에 올해 개봉 예정인 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 촬영을 마치긴 했지만 이외에 아직 대중에게 배우로서 그 어떤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말해 설리는 오직 'SNS'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연기자'로서 그 어떤 성취와 결과물을 만들어 '배우'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기 전에 '셀러브리티'로서 SNS로 수많은 화제와 논란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설리는 셀러브리티로 남을 것인가, 배우로 성장할 것인가. 본인에게 달린 일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설리 인스타그램,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