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애마 지프 팔아 생활비 마련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3시 24분
LG 최향남(29)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달 22일 발족한 선수협의회의 창립멤버로 활동해온게 벌써 열흘 남짓.
구단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오니 활동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은 구단이 모든 숙식문제를 해결해줬으나 선수협 가입 이후엔 사정이 달라졌다.
그래서 최향남은 선수협 사무실에 입주하던 지난 26일 갖고있던 랭글러 지프를 300만원에 처분했다.
랭글러는 싯가 4000만원이 넘는 고급차. 헐값에 넘기기엔 아쉬움이 많았지만 쪼들리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선수협도 언제 급전이 필요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금이 절실했다.
분신과 다름없는 차를 눈 딱 감고 팔아치웠을 만큼 최향남은 선수협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갖고 있다.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야죠."
많은 선수들이 선수협과 관련해 우왕좌왕하며 들락날락했지만 최향남은 처음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이후에도 물론 선수협과 운명을 함께 할 각오다.
올시즌 연봉 8000만원에 일찌감치 도장을 찍었으나 지난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협 가입선수에 대해 감액조치를 하겠다"고 밝혀 최향남의 주머니 사정은 당분간 나아지기 힘들 것 같다.
[한준규 기자 manb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