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3세 '코리안 요정' 美빙판 달군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10일 14시 35분
라흐마니노프의 경쾌한 피아노 콘체르토가 흐르는 가운데 올해 열세살의 교포 2세 남나리양이 빙판위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자 관중들의 기립 박수가 쏟아진다.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델타 센터에서 열릴 미국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의 `가상상황'이다.
미국 LA에서 발행되는 유력지 LA타임스는 10일자 스포츠섹션 1면 박스 기사로 남나리양(미국명 나오미)의 스토리를 대서 특필했다.
LA 남쪽에 위치한 존웨인 공항의 엔지니어인 아버지 데이비드 남씨는 30년전에 미국으로 이민왔고 어머니 코니씨는 미국 이민이 20년째.
이들 부부의 1남2녀중 장녀인 나리양은 미국 피겨스케이팅계에서 미셸 콴과 타라 리핀스키의 대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의 탄생 이야기가 그렇듯 나리도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빙판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생전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다섯살짜리 나미는 빙판에 올라서자마자 점프와 스핀을 선보이는 놀라운 재주를 보였다.
여덟살때인 지난 94년 수많은 미국대표선수를 키워낸 유명 코치 존 닉스에게 사사받으면서 나리의 실력은 눈에 띄게 발전했고 지금은 자신의 우상이던 미셸 콴을 상대로 미국 최고 스케이터의 자리를 다투게 됐다.
처음 토너먼트에 나가 우승했던 여섯살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나미는 "시상대에 오른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스케이트를 탄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고 말한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