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150만원짜리 그릇 세트등 최고급 식기 '눈길'
기사입력 1999년 01월 11일 14시 17분
`150만원짜리 밥그릇 세트에 100만원짜리 그릇 받침.'
서울 신라호텔 한식당 `서라벌'에서 내놓고 있는 식기세트의 가격이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 종지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손으로 일일이 깎아 만든 조각에 은은한 품위를 뽐내고 있는 자기(磁器)들로 국내 식당에서 요리를 담는 그릇 가운데서는 가장 비싼 것이다.
임금님 수랏상을 뺨치는 이 식기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은 그냥 밥 한끼 먹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내용을 아는 사람은 감격스러워 어쩔 줄 몰라 한다.
특히 일본인들은 밥을 먹고 난 뒤 "밥그릇을 팔라"고 매달리는 통에 종업원들은 서울 인사동 도자기 전문점을 소개해 주느라 바쁘다.
이 식기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광주요(廣州窯)에서 특별주문으로 구운 것.
이 호텔 중식당 `팔선'에서는 코스 요리를 먹는 손님에게 청옥(靑玉)과 흑옥(黑玉) 받침에 음식을 담아준다.
중국 황제들이 식사 때 옥의 정기(精氣)를 함께 마시기 위해 사용했다는 옥 받침은 4년전 수입가가 100만원.
원화 가치 하락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비쌀 게 틀림없다.
가로, 세로 각 20㎝ 옥에 18K 금도금으로 둘러싸인 옥 받침에는 옥으로 만든 네프킨 홀터, 금과 옥으로 만든 숫가락, 상아나 흑단(黑檀) 젓가락이 곁들여진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했던 중국 장쩌민 주석이 제주 신라호텔에서 묵었을 때는 `출장'까지 갔던 화려한 경력도 있다.
이처럼 비싼 집기를 쓰는 만큼 식사 도중 한개라도 깨지면 그날 장사는 하나마나라고 한다.
손님이 깼다고 해서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
이 호텔 식음팀 한상배 팀장(48)은 "최고의 음식은 최고의 그릇에 담아야 하므로 식기 구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게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