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차감독부인의 결혼기념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05일 14시 48분
@…"작년이나 올해나…."
새해를 맞이한 월드컵축구대표팀 차범근 감독의 부인 오은미씨는 입이 깔깔하다.
오는 7일은 차감독과의 결혼 21주년 기념일. 하지만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
대표팀의 새해 구상을 위해 지난 1일 경주로 내려갔던 차감독은 4일 잠깐 얼굴을 비추고 6일에는 소집된 대표선수들과 함께 10일간의 합숙훈련을 위해 곧바로 울산행 비행기에 오른다.
지난해 20주년 결혼기념일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난해 1월7일은 `차붐'이 대표팀감독에 선임된 날.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축하전화에 딸 하나와 교대로 교환수 노릇을 해야했다.
대표팀감독 선임이란 큰 경사 때문에 큰마음 먹고 계획했던 가족사진 촬영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물론이고 미리 예약해둔 여행티켓이 종이쪽지로 변했었다.
그러나 올해 월드컵 16강 진출에 온 신경이 집중된 차감독이 지난해 그날의 `허전한 마음'을 이해해줄리 만무하다.
"전에는 꽃도 잘보내고 그랬는데…."
올해도 장미꽃 한송이 없는 썰렁한 결혼 기념일을 맞을 것이 뻔하지만 `영광의 6월'을 기다리는 오은미씨의 새해는 그래도 넉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