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김태원 '0.2초'의 승리
기사입력 1996년 03월 19일 16시 57분
**투구동작 1.5초서 1.3초로 단축 … 실전적응 성공 **'도루 공장장'불명예 올핸 사양 `빨라졌다.' LG 김태원(金兌源.32)이 `작은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큰 투구폼을 완벽히 개조한 것이다.
부동의 LG 선발이었던 그에게 지난해는 참담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됐다.
큰 투구폼으로는 발빠른 롯데 주자들을 당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롯데전에서 17차례 진루를 허용, 6개의 도루를 빼앗겼다.
타자중 35.2가 1루씩 더 진루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루 성공을 위해서 1루주자는 3.3초안에 2루에 도달해야 한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이 3.3초는 포수가 2루에 송구하는 시간인 2초와 투수의 볼이 포수미트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으로 구성된다.
투수가 도루 저지를 위해선 최소한 1.3초안에 투구를 끝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김태원의 투구시간은 1.5초.
포수의 송구가 정확해도 빠른 주자는 2루에 도루한 뒤 유니폼의 먼지를 털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선발 재진입과 지난 94년 거둔 16승으로 복귀하기 위해선 투구폼을 줄이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98㎏으로 늘어난 몸무게를 `초인적인 훈련'으로 10㎏ 줄였다.
아내(인현숙씨)에게 스톱워치를 떠다밀며 수백번 투구동작을 반복했다.
요즘 그가 투구폼을 마치는 시간은 놀랍게도 1.28~1.3초.
지난해 가을부터 6개월여의 반복훈련이 0.2초를 줄이게 한 것이다.
김태원은 19일 진주 에서 해태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경기내용보다도 빠른 투구폼이 스스로를 흡족하게 한 것은 물론이다.
"폼때문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 올해는 야구인생의 중요한 길목이다."
김태원에게 `0.2초의 승리'는 엄청난 자신감으로 변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