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최민수 "천인공노할 짓...차라리 죽는게 더 편할 것"
기사입력 2008-04-24 23:46
|
사건의 시작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23번지 도로에서였다. 이날 최민수는 인근 음식점 주인인 유모씨를폭행한 뒤 자신의 차에 매단 채 50m 가량 도주했을 뿐 아니라 등산용 칼로 위협한 부분까지 불거져 나오며 많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최민수는 24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현진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폭행시비에 휘말린 유모씨와 국민들을 향해 사죄의 뜻을 전했다.
최민수는 침통한 표정으로 등장해 본인 스스로도 "내가 저지른 일을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다"면서 "국민 여러분도 자신을 용서하지 말아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여러 차례 자신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 해명을 하려다가도 "이 자리는 변명을 하러 나온 자리가 아니라 사죄하러 나온 자리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심경을 찬찬히 전해 나갔다.
최민수는 어떤 타협을 목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과할 뜻을 밝히며 "어떠한 결과를 떠나서라도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죽을 때까지라도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본인의 심경을 전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유씨와 관련한 폭행혐의를 인정하는가.
아니라고 얘기해도 그렇고 맞다고 얘기해도 그렇다. 어제 진술을 다 끝냈고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었다. 그런 일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도 없고 어차피 조사가 다 끝나면 나올 것이다. 조목조목 자세한 부분에서는 아니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것 같다. 지구대에 있을 때 다치신 부분도 없었고 이상도 없으셨다. 지금 사실을 말한다 해도 사실이라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폭행 혐의에 대해 어떤 부분이 과장됐나?
변명하러 나온 자리가 아니라 사죄를 드리러 나온 자리다. 무엇을 두고도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제 경찰서에서 다 진술을 끝냈도 그것이 내 마음 안에는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위증을 하는 부분은 없다. 조사가 끝났고 추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 답변이 되리라 생각한다.
- 흉기 얘기는 왜 나왔나?
내 차량이 산악용 차량인데 산행을 하다 보니 도끼와 같은 것들이 장식용으로 많이 부착돼 있다. 흉기라고 나온 것이 기아 바로 옆에 부착이 되어 있다. 그 분위기에서는 격앙되고 흥분된 상황이니 흉기라고 생각하시고 위협을 느끼셨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했다고 할 순 없다. (도주에 관한 부분은) 이제 제발 내리시라고 했을 때쯤 경찰차가 2대가 왔다. 식당 앞에서 폭언과 격조된 언어가 있어 경찰서에 가서 얘기하자고 가던 길이었는데 지구대 길을 잘 몰라 약간 돌아갔다. 그때 길을 잘못 든 것이......(도주로 비춰진 것 같다)
- 차에 매달고 달린 것은 인정하는가.
그것은 진술을 마쳤다. 지금은 어떻다 말할 수 없고 추후에 밝혀질 것이다.
- 유씨에게 직접 가서 사과를 했나?
지구대에서 만났을 때 "아버지도 잘 아는 사인데 왜 그랬냐. 멱살 잡고 욕한 것은 나도 미안하다만 너도 왜 그랬냐"고 물으셔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씀드리며 사과드렸다. 다음에 보면 차나 한 잔 하자고 했다. 또 오늘 낮에 이태원 식당으로 다시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사실 오늘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찾아뵐 생각이었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마음이 풀리시고 언제가 됐더라도 그러실 때까지 찾아뵐 생각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 유씨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하겠나.
기사가 난 뒤 산에 다녀온 후 찾아뵙고 오늘 찾아뵙다. 가족분들에게 한 번의 사과는 아니겠고 이건 천인공노할 짓이다. 어떤 이유든 간에 상상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 자신이 용서가 될 수 없다. 언제까디가 될 지 모르겠지만 죽을 때까지라도 죽고 나서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들과 어르신께 정말 죄송하다.
- 사건 당시에는 어떤 기분이었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공간과 공간에 대한 질서는 없다. 나 역시 이 부분만을 놓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한 사람에 대한 공간에 대한 부분은 사전에 논의나 의사표현 없이 들어오는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
- 앞으로의 진행은 어떻게 되나.
이건 어떤 결과를 떠나서라도 내 자신에게는 풀 수는 없다. 내 자신에게는 아마 죽는 게 더 편할 것이다.
- 무릎 꿇고 사죄를 해야만 용서한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나.
어르신이 나를 때린다 하더라도 나는 맞아야 하고 그게 정상이다. 어떤 댓가나 타협이나 합의점을 바라고 사과를 하는 것은 내 자신이 원치 않는다.
- 아들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나.
아직 그런 판단력이 안 서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고 아들의 이름을 뱉고 싶지 않다. 나중에 아들하고 얘기를 해야겠다.
- 결과가 생각했던 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나.
결과는 내가 못 낸다. 죽을 때까지라도 이것을......혹시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배우로서 정말 안 좋은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할까. 하지만 이것은 안 좋은 상황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도 용서를 못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은 배우로서의 길을 지키고자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것만 알아달라. 내가 내 자신을 용서 못하겠다.
<고승희 조선닷컴 ET팀 고승희 기자 scblog.chosun.com/dairuda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