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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햄 파이터스의 간판타자로 활약하다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중심타자 역할을 했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9). 배트를 꼿꼿이 세우고 상대투수를 강렬한 눈빛으로 쏘아보는 오가사와라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일본 무사를 연상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가사와라는 2007년 니혼햄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하면서 트레이드마크였던 콧수염을 말끔하게 잘랐다. 오가사와라는 요미우리 이적후 4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터트리며 거인군의 기대에 부응했다.
오가사와라가 올해 받은 4억3000만엔은 주니치 드래곤즈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4억5000만엔에 이어 일본 국내 선수 중에서는 두번째로 많은 연봉이었다. 통산 타율이 3할1푼1리인 오가사와라는 현역 선수 중 통산 타율이 가장 높다. 퍼시픽리그 소속인 니혼햄 시절인 2006년,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로 이적한 첫 해인 2007년, 양 리그에서 모두 MVP를 수상했다. 오가사와라는 정교함과 파워를 함께 갖춘 타자다.
굴욕적인 연봉 삭감이지만 오가사와라는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했다. 그는 "계약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고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출발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살랐다.
반발력이 떨어지는 통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잇따른 부상이 부진의 원인. 오가사와라는 밸런트 붕괴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오가사와라는 내년 시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