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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메즈가 달라졌다, 트라이아웃도 불붙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5-09 13:54



"달라, 달라."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리버맨 아가메즈(33·콜롬비아·2m6)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뼘 높은 타점에서 스파이크를 내리 찍자 각 팀 관계자들이 탄성을 내뱉었다.

한때 '세계 3대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하며 리그를 호령한 아가메즈의 '클래스'는 세월이 흘러도 죽지 않았다. V리그 경험자답게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설렁설렁'인 듯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눈빛이 달라지며 폭발적인 탄력과 공격력을 선보였다. 러시아리그 등서 고액의 러브콜을 뿌리쳤다는 아가메즈는 "한국 리그서 우승을 경험하고 싶다"며 4년 만에 V리그 문을 두드렸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차에서는 남자부 트라이아웃 1일차 경기가 진행됐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24명의 선수들은 4개조로 나눠 조별로 3경기씩 경기를 치렀다. 초반에는 선수들도 몸이 덜 풀린 듯했다. 양 팀 선수들이 돌아가며 서브실책 4개가 연달아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제 기량을 선보이는 모양새였다.

올해 처음 유럽에서 트라이아웃이 진행된 것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한몫 했다. 각 팀 감독들은 지난해에 비해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들의 기량이 첫날부터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에 한국에서 트라이아웃이 진행될 당시 첫날 선수들이 제 기량을 못 보이는 듯 했는데 이번에는 첫날부터 80% 수준의 기량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의욕도 활활 넘쳤다. 참가선수 중 유일한 미들블로커인 케빈 레루(28·프랑스·2m10)는 팀 동료인 루크 스미스(27·호주·2m4)가 때린 스파이크가 선 밖으로 나가자 심판에 상대선수 손가락에 닿았다고 어필하며 감독들이 앉아있는 벤치를 향해 '비디오판독' 사인을 보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부 선수들은 네트를 넘어간 공을 살리려 몸을 날리는 투혼을 선보이기도 했다.

트라이아웃 1일차로 아직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 속에 각 팀 감독들이 꼽은 '낭중지추'도 있었다. 아가메즈 외에 사전평가 2위에 오른 라이트 공격수 사이먼 헐치(26·독일·2m5)은 7개 팀 감독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당장이라도 통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라이트 공격수임에도 리시브도 잘 한다. 서브도 강력해 구미가 당긴다"라고 말했다. 사전평가 1위에 오른 레프트 공격수 롤란드 젤지(25·헝가리·1m96)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으로부터 "공을 때리는 스킬, 기본기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전평가에서 29위로 참가선수 중 하위인 쿠바출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7·2m1)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 뼘 이상 넓은 어깨를 자랑하는 에르난데스는 고무공처럼 뛰어올라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를 수차례 때렸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파다르도 2년 전 트라이아웃서 눈에 띈 선수는 아니었는데 리그에 입성해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며 "에르난데스를 볼 때마다 파다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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