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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먹이사슬', 징크스 때문에 재미 'UP'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0-29 07:47


사진제공=우리카드


프로의 세계에는 먹이 사슬이 존재한다. 유독 특정 팀만 만나면 경기가 안풀리는 경우가 쌓이고 쌓여서 '징크스'가 된다. 징크스는 선수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끼친다. 반드시 징크스에서 탈출하겠다는 집념이 경기력을 끌어올려 준다. 반대로 주눅이 들 수도 있고, 승리에 대한 과욕으로 냉정함을 잃을 수 있다.

프로배구에도 상대성이 작용한다.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은 올 시즌도 거침없다. 28일 현재 4승1패(승점 12)를 기록,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묘한 징크스가 나타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우리카드(승점 7)에 두 경기 연속 패했다. 지난 7월19일 컵대회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졌다. 이어 지난 24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적응하지 못했다. 코트를 너무 넓게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선수들은 평소대로 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우리카드에 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의 조급함이 선수들에게 전해져 결과까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카드전 이후 내가 너무 닦달했다고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의 '천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팀마다 상대성이 있긴하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이 강팀이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다. 다만, 3연패한 뒤 대한항공에 승리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 같다. 당시 4연패를 하면 1라운드 전패로 흐를 수 있었다. 절실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만 만나면 유독 작아진다. 2013~2014시즌 OK저축은행의 전신 러시앤캐시가 창단했을 때는 6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1승5패로 밀렸다.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괴물' 공격수 시몬의 속공에 이번에도 당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시몬 속공에는 대책이 없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한국전력도 OK저축은행 앞에선 '고양이 앞에 쥐'다. 지난 시즌 2승4패로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였고,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도 0대3으로 셧아웃 당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OK저축은행과 할 때는 경기력이 발휘가 안된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재미있는 상관관계를 예로 들었다. 징크스가 대학교 때부터 이어졌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이었다. OK저축은행 삼총사(송명근 송희채 이민규)가 경기대 시절 각종 대회의 우승을 휩쓸 때 한국전력의 전광인 오재성 등 성균관대 출신 선수들이 희생양이 된 적이 많았다.

이처럼 물고 물리는 징크스가 프로배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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