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OK저축은행, 창단 2년 만에 챔프전 첫 우승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4-01 21:07


OK 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2014-2015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렸다. OK저축은행 시몬이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안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OK 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2014-2015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렸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안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화재의 '아성'이 무너졌다.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V리그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을 일궈냈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챔프전 3차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013년 태동한 OK저축은행은 두 시즌 만에 프로배구 최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프전 조직력 난조로 3연패를 당하며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배수의 진을 쳤다.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다른 묘수가 없었다. 신 감독은 "내가 안타까울 정도로 선수들이 리듬을 잃었다. 리시브도 안되고, 유광우의 토스도 안되고, 레오도 흔들린다"고 했다. 신 감독은 강한 훈련만이 답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는 "어제 훈련을 안하고 선수들과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전해들었다. "얼마나 긴장했으면 5~6명의 선수들이 청심환까지 먹었다더라"며 "마치 마법에 거린 듯 리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 탓"이라는 신 감독은 이날 리베로 자원인 이강주를 레프트로 변신시키는 강수를 두면서 서브 리시브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담담했다. 김 감독은 "별거없다. 준비할게 없다. 2연승한 건 상대가 리듬을 유지하지 못해 이긴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김 감독은 "오늘 끝나면 거짓말 같을 것"이라며 냉정함을 강조했다.

뚜껑이 열렸다. 양팀 선수들의 필승 의지는 불을 뿜었다. 1세트는 OK저축은행의 몫이었다. 기본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삼성화재는 리베로 곽동혁과 레프트 고준용이 흔들리면서 불안한 서브 리시브가 전달됐다. 주포 레오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OK저축은행은 시몬,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등 주전 멤버들의 플레이가 군더더기가 없었다. 2세트도 같은 구도로 흘렀다. OK저축은행이 두 세트를 따내면서 삼성화재를 셧아웃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반격은 매서웠다. 3세트에서 레오의 서브가 폭발했다. OK저축은행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자 공격도 주춤했다. 점수가 벌어지자 김 감독은 시몬 송명근 등 주전 선수들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했다. 4세트를 대비했다.

운명은 4세트에서 갈렸다. 무척 팽팽했다. 1~2점차의 접전이 펼쳐졌다. 심리전도 벌어졌다. 삼성화재의 고희진이 블로킹을 할 때 OK저축은행 시몬과 충돌했다. 고희진은 고의가 없었다며 사과를 청했지만, 시몬은 받아주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이 달아나고 삼성화재가 추격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OK저축은행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다.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레오가 있었다. 21-22로 뒤진 상황에서 시몬의 속공을 레오가 한 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시몬은 곧바로 보란듯이 속공을 성공시켰다. 이후 삼성화재의 비디오판독도 무위에 그치자 OK저축은행은 매치 포인트에 다가섰다. 그리고 삼성화재의 레오가 서브를 실패하면서 허무하게 경기는 마무리됐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