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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 들어온 복덩이' 박진우, '제2의 신영석'으로 급성장중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2-26 07:09


박진우. 사진제공=우리카드

지난 세 시즌 동안 V리그 남자부 최고의 블로커는 신영석(29·상무)이었다. 기량은 압도적이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리 구단이었던 드림식스(2011~2012, 2012~2013시즌)와 우리카드(2013~2014시즌) 등 풍파를 겪던 시절 일군 기록이라 더 값졌다. 윤봉우(33·현대캐피탈)가 두 차례, 박상하(29·상무)가 한 차례 신영석을 위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블로킹 부문 구도가 확 달라졌다. 신영석이 군입대하면서 새 얼굴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인공은 박진우(25·우리카드)다. 흥미로운 것은 선수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소속 팀은 리그 꼴찌라는 점이다. 박진우는 25일 현재 32경기에서 세트당 평균 0.818개를 기록, 2위 최민호(현대캐피탈·0.711개)와 3위 시몬(OK저축은행·0.699개)에 앞서있다.

박진우는 우리카드에 '굴러 들어온 복덩이'였다. 우리카드는 2012~2013시즌, 훗날을 대비해 전략적을 센터 보강이 필요했다. 박상하와 신영석의 군입대로 센터 공백을 메워야 했다. 그러나 2011~2012시즌 5위에 랭크돼 6위에 오른 LIG손해보험에 박진우를 빼앗길 가능성이 컸다. LIG손보는 다른 카드를 택했다. 박진우 대신 이강원을 1순위로 뽑았다. 우리카드 입장에선 LIG손보가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이 때부터 코칭스태프는 박진우를 '제2의 신영석'으로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양진웅 감독대행은 "당시 영석이와 진우에게 나란히 미션을 줬다. 영석이에게는 '개인 훈련을 할 때 진우를 반드시 데리고 가서 같이 훈련하라'고 주문했다. 진우에게는 '영석이 형의 모든 장점을 파악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센터 신영석의 그림자 지도는 박진우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13경기 출전에 불과했던 데뷔시즌 세트당 0.211개를 기록했지만, 지난시즌 30경기에서 세트당 0.500개로 급성장했다. 양 감독대행은 "진우는 배구인들이 얘기하는 손모양이 좋다. 손은 크지 않지만, 블로킹 때 손모양이 좋아 손바닥에 걸리면 맞고 튀어나가는 경우가 적다"고 설명했다.

풍부해진 경험도 박진우가 블로킹 1위를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양 감독대행은 "영석이와 상하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벽한 주전 멤버로 뛰면서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올시즌 어려운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진우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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