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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과 기대 교차한 현대캐피탈 '부상만 없었다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4-08 07:30



현대캐피탈은 프로배구 마케팅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2011년 1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7회 한국 스포츠산업대상 '마케팅 우수프로 경기단상'을 수상했다. 연고지 천안에 배구가 뿌리를 내리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008~2009시즌 프로배구 최초로 단일시즌 9만 관중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프로 태동 이후 10년간 정규리그 최다 관중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시즌도 부성중과 동성중 등 천안 소재 학교에서 정규 체육시간을 활용해 배구교육으로 탄탄한 연고지 정착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도 6만6793명을 기록, '마케팅 명가'의 위력을 발휘했다.

초점은 경기력으로 모아졌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세 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애를 썼다. 가장 먼저 배구 환경을 개선했다. 28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최첨단 시설로 무장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를 지었다. 그리고 선수단의 변화를 줬다. 사령탑을 교체했다. 전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던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을 재영입했다. 다음은 전력 보강이었다. 그 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던 리베로를 데려왔다. 라이벌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FA)으로 풀린 베테랑 여오현을 잡았다. 공격력도 업그레이드시켰다.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격수로 평가받는 콜롬비아 출신 리버맨 아가메즈와 계약했다. FA 보상선수로 센터 이선규를 삼성화재에 내주긴 했지만, 문성민 임동규 권영민 최민호 등 기존 멤버들이 건재해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절대 1강' 삼성화재의 전력이 약해진 부분도 도움을 받았다. 여오현의 이적과 국내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불리던 '돌도사' 석진욱이 현역 은퇴했다. 현대캐피탈은 향상된 공격력으로 수비력이 약해진 삼성화재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다름아닌 '부상'이었다. 처음으로 쓰러진 선수는 '토종 거포' 문성민이었다. 문성민은 지난해 6월 월드리그 일본전에서 왼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했다. 복귀는 12월 말이었다. 부상 재발의 위험을 안고 뛰었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기량은 예전같지 않았다. 장기인 폭발적인 점프력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포스트시즌부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때는 '공격의 핵' 역할을 했다.

센터 윤봉우도 중요할 때 다쳤다.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때 왼손이 찢어졌다. 6바늘을 꿰맸다. 아프다고 쉴 수 없었다. 실밥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소화했다. 윤봉우는 정규리그에서 블로킹 부문 2위(세트당 0.691개)에 올랐다. 부상만 없었다면 최민호와 함께 좀 더 높이를 강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외국인 공격수 아가메즈의 부상이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초반 레오의 발을 밟아 발목이 돌아갔다. 회복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진통주사까지 맞고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4차전까지 모두 소화했다. 김 감독은 "아가메즈는 점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내 욕심으로 뛰게했다. 챔프전에서 외국인 공격수없이 치르는 것도 힘든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철옹성을 뚫지 못했다. '부상만 없었다면…'이란 아쉬움에 사무쳤다. 고비마다 주전멤버가 부상의 덫에 걸리면 전력이 좋은 팀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내년시즌이 기대되는 현대캐피탈이다. 이번 시즌 드러난 부상만 잘 관리된다면, 삼성화재의 '절대 1강'을 무너뜨릴 수 있는 확실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한 현대캐피탈의 2013~2014시즌이 마무리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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