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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목표는 10위, 꼴찌 아니고 빛나는 '세계 10위'입니다."
딸의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선 김황태
이런 패럴림픽의 특징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스포츠등급 PTS3에 출전하는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다. 그의 인생은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뒤 피땀을 쏟아내며 한계와 싸워 이긴 '영웅서사'를 연상케 한다. 불의의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기 전의 김황태는 원래 보통 사람 이상의 강한 체력과 피지컬을 갖고 있었다. 해병대 789기로 군 복무 시절에는 '30분 윗몸 일으키기' 사령부 2등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 강철 체력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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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태의 처음 목표는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이었다. 주변에서 노르딕스키를 권유했고, 순조롭게 국가대표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스키 국가대표의 꿈이 무산됐다. 김황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태권도로 종목을 바꿔 2020년 도쿄패럴림픽을 노렸다. 결국 '국가대표' 타이틀은 따냈다.
김황태는 "태권도 국가대표가 되고 나니까 이번에는 생활기록부에 아버지 직업을 넣는 게 사라져버렸더라. 조금 아쉬웠다. 게다가 도쿄대회에선 내 장애등급(PTS3, 중대한 근육 손상 및 절단) 분야가 채택되지 않으면서 또 패럴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좌절→극복→좌절→극복'의 패턴이 계속 김황태의 인생을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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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태는 지난 6월 29일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이 발표한 패럴림픽 출전권 최종 랭킹에서 세계 9위를 기록하며 막차로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김황태는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철인 3종에서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딸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출발해 20년 만에 만든 값진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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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태는 파리패럴림픽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다시 훈련의 고삐를 당겼다. 패럴림픽 철인 3종은 수영 750m, 사이클 20㎞, 육상 5㎞ 기록을 합쳐 순위를 가린다. 비장애인에게도 험난한 코스다. 김황태는 "선수생활을 계속하겠지만, 패럴림픽은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즐기면서 다녀올 생각이다. 골인 지점 마지막 100m에서 마음껏 즐기겠다"고 말했다.
김황태가 예상하는 패럴림픽 순위는 '세계 10위'. 파리패럴림픽 철인 3종 종목에 10명이 출전하는데, 그 중에서 '꼴찌'라고 한다. 그는 "장애인 철인 3종은 기록차이가 명확해서 앞 순위 1명을 따라잡기도 어렵다"고 했다. 김황태는 '꼴찌'라는 표현을 부정했다. 그는 '10위면 꼴찌 아닌가'라는 기자의 말에 "아니요. 꼴찌가 아닙니다. 세계 10위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철인 3종 세계랭킹 10위는 곧 '세계에서 10번째로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중중 장애를 지닌 채 철인 3종에서 세계 톱10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위대한 업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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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