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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쇼메가 디자인한, 19세기 에펠탑 메달,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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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뒷면에는 눈부신 태양광선 안에 육각형 모양의 에펠탑 오리지널 철 조각이 그대로 삽입됐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건축가'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해 건립된 에펠탑은 '퍼들' 철로 알려진 특수재질의 철로만 만들어졌다. 프랑스 로렌의 폼페이에서 제조된 이 철은 철광석에서 나온 주철을 '퍼들링'이라는 작업을 거쳐 정제한 것으로 주철에 여전히 존재하는 과도한 탄소를 제거해 순수하고 강한 철로 제련한 것이다.
에펠탑 운영사인 소시에테 디플로마티크 드 라 투르 에펠은 패럴림픽·올림픽 선수들을 위한 메달을 통해 이 역사적인 조각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로 했다. 20세기 에펠탑이 보수공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나온 '특정 금속'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잘 보존해 왔고, 에펠탑 특유의 짙은 갈색 페인트를 깨끗이 제거한 후 육각형으로 잘린 조각들에 파리2024 로고가 새겨졌다. 철조각은 보석에 보석을 고정하는 '클로' 세팅법으로 메달 중앙에 오롯이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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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문화, 유산의 융합과 연계를 위해 파리2024 조직위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프랑스 명품보석업체인 쇼메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했다. 메달 디자인을 쇼메의 모기업이자 파리2024와 지난해 여름 공식 후원 계약을 맺은 프리미엄 파트너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이 맡으면서, 1780년 설립돼 1812년 파리 방돔광장에 최초로 세워진 보석 브랜드 쇼메는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패럴림픽 메달을 디자인하고 제작한 하이주얼리 회사의 역사를 추가하게 됐다. 쇼메뿐 아니라 루이비통, 디올, 샴페인업체 모엣 헤네시 등도 파리2024의 다양한 부문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올림픽 메달의 경우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IOC가 규정한 메달 디자인의 연속성 아래 메달 뒷면에 '그리스 승리의 여신' 니케 이미지를 새겼고, 패럴림픽 메달 뒷면은 에펠탑 디자인으로 차별화해 디자인됐다.
쇼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클레멘타인 마소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에펠탑 조각을 육각형 모양으로 처리해 고급 주얼리의 보석처럼 세팅하기로 결정했다. 육각형의 중심부를 보석처럼 돋보이게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에펠탑이 주된 영감이 됐지만 쇼메 특유의 보석 아카이브도 참고했다. "태양의 광선을 메달 모티브로 한 것도 선수들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파리2024는 올림픽·패럴림픽 메달 뒷면 디자인은 하나로 통일했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2024 조직위원장은 "올림픽·패럴림픽 메달이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결정은 두 대회의 통합을 의미한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메달 무게는 에펠탑 철조각(18g)을 포함 금메달은 529g(금 6g), 은메달은 525g, 동메달은 455g이다. 지름 85㎜에 두께는 9.2㎜. 올림픽·패럴림픽을 합쳐 총 5084개의 메달이 제작된다.
파리2024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구와 모든 디자인에 장애-비장애인 올림픽의 통합을 기본 정신 삼고 있다. '파리올림픽' '파리패럴림픽'이라는 분리된 용어 대신 '파리2024'라는 표현을 권장하고 지향한다. 지난해 7월 조직위는 올림픽 성화도 대회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패럴림픽 모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