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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스승의 은혜 뒷전이 돼서는 안되죠."
행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선 감독을 위한 행사는 처음이거니와 늘 입는 트레이닝복 대신 정장으로 멋을 내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이런 진풍경은 지난 8월 제3대 실업배드민턴연맹 수장으로 취임한 전경훈 회장(49·열정코리아 대표)의 속깊은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실제 이날 행사는 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이·취임식이다. 신임 전 회장은 김중수 전 회장(63)이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당선으로 자리를 내놓자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수장이 됐다. 약사 출신으로 '열정국밥'이라는 K-푸드 외식사업을 성공시킨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배드민턴 애호가에서 수장으로 변신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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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장이 이런 착안을 하게 된 것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거둔 한국 셔틀콕의 대성공을 다른 시각으로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배드민턴대표팀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여자단식, 여자단체), 은메달 2개(남자·여자복식), 동메달 3개(남자단체, 여자·혼합복식)를 수확,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으례 이런 대회가 성공으로 끝나면 메달리스트(선수)가 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반면 뒤에서 묵묵히 가르치고, 관리해준 지도자(감독)는 가려지기 십상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정하기 전 대표팀 선수단에 격려금을 기부하기도 했던 전 회장은 이번에는 '훌륭한 제자는 좋은 스승 아래서 나온다'는 소신을 실천해 보이고 싶었다. 게다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원 소속팀이 국내 실업팀들이다. 바꿔 말하면 각 실업팀이 비인기 종목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국가대표의 화수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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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장이 이번에 선물한 맞춤 정장은 이탈리아산 최고급 원단으로 제작된 것으로 1벌당 140만원 가량, 총 4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 맞춤을 위해 이달 초 화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재단사를 출장 보내 27개팀 감독들의 신체 치수를 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 회장은 각 팀 감독뿐 아니라 성한국, 김충회, 김학균 등 전·현직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김중수 전 회장, 최정 삼성생명 총감독, 회장 선거에서 경쟁했던 오종환 김천시청 단장 등 '원로'들에게도 정장 선물과 함께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