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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괴물'황선우가 韓수영에 쏘아올린 기적[항저우ON]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3-09-28 01:16 | 최종수정 2023-09-28 06:30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괴물'황선우가 韓수영에 쏘아올린 기적[항…
함께 환호하는 황선우와 이호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괴물'황선우가 韓수영에 쏘아올린 기적[항…
금메달과 함께<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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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혼계영 400m 동메달<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영이 항저우아시안게임 현장에서 연일 금빛, 신기록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24일 시작된 경영 종목은 나흘째를 맞는 27일 '월드클래스 에이스' 황선우가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0의 한국신기록, 대회 신기록과 함께 정상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8개, 무려 13개의 메달을 쓸어담았다.

한국 수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김서영이 개인혼영 200m 금, 400m 은메달을 비롯해 금1, 은1, 동4을 기록했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3관왕에 올랐던 최전성기,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정다래의 평영 200m 금메달을 포함해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기록했다. 17세 박태환이 3관왕, MVP로 선정됐던 2006년 도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1개)에서 세웠던 역대 최다 메달 기록도 경신할, 눈부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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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찬 '이 맛이 금맛!'<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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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수영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은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메달수보다 중요한 건 메달의 순도다. 지유찬이 자유형 50m에서 21초72의 대회 신기록과 함께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금세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등이 총출동한 남자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 쾌거를 일궜다. 세계수영선수권에서 2연속 결선행, 6위를 기록했던 한국이 7분01초73, 한국신기록, 대회신기록으로 '전통의 강국' 중국, 일본을 압도했다. 후쿠오카세계선수권 동메달(호주, 7분02초13)보다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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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코리아' 혼계영 은메달<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남자 혼계영 400m에선 배영 이주호, 평영 최동열, 접영 김영범, 자유형 황선우가 난적 일본을 제치고 한국신기록(3분32초05)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은 자유형 1500m에서 2010년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이 종목 메달리스트(은메달)가 됐다. 황선우가 대회 첫날 자유형 1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대한민국 캡틴' 김서영이 개인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2연속 포디움에 올랐다. 17세의 '배영천재'이은지는 배영 100m, 200m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성실한 에이스 이주호가 배영 100m에서 2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평영 에이스 최동열도 평영 100m 동메달을 따냈다. 자유형 200m에선 이호준이 동메달과 함께 금메달리스트 황선우와 나란히, 단일 종목에서 한국 선수 2명이 함께 포디움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자유형 1500m(2위 조성모, 3위 한규철) 이후 21년 만의 경사다. 그리고 첫 출전한 혼성 혼계영 종목에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남녀 종목별 어벤져스 이은지(배영), 최동열(평영), 김서영(접영), 황선우(자유형)가 한국신기록(3분46초78)과 함께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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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가 2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영 1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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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열, 남자 100m 평영 동메달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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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목에 걸고 포즈 취하는 황선우<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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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200m 동메달 획득한 이호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괴물'황선우가 韓수영에 쏘아올린 기적[항…
환한 미소의 김서영.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여자 개인 혼영 2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서영이 시상식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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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승리의 브이<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멀티 메달리스트도 쏟아지고 있다. 28일 현재 황선우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김우민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 이호준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품었다. 이주호, 최동열도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멀티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수영도 막내 이은지가 동메달 3개, 맏언니 김서영이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모두가 행복한 수영장이다.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괴물'황선우가 韓수영에 쏘아올린 기적[항…
중국 항저우를 호령한 대한민국 수영의 힘, 수영 르네상스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수영인들은 한결같이 황선우가 쏘아올린 기적을 언급했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 때만 해도, 가능성 충만한 미완의 대기였던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전후 폭풍성장했다. 자유형 200m에서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연거푸 세웠고, 나서는 경기마다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는 괴력 레이스를 펼치며, 폭풍성장했다.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 예선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월드클래스 기량을 확인했고, 2022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첫 결실을 맺었다. 2023년 후쿠오카세계선수권 이종목에서 동메달, 2연속 포디움에 오르며 '월클' 입지를 재차 증명했다. 매일 같은 풀에서 훈련하고, 대회 때마다 바로 옆에서 레이스를 펼쳐온 후배, 동료들에게 황선우의 쾌거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깜짝 금메달을 따낸 지유찬, 남자계영 첫 금을 이끈 이호준의 소속팀인 대구광역시청의 염동현 수영팀 감독은 "황금세대가 분위기를 타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호준이는 우리 팀에서 4년째다. 후배 황선우, 김우민에게 지면서 침체기도 있었지만 시련을 잘 극복하면서 기량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더 기록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황선우, 김우민,이호준이 동반 성장하면서 다른 선수들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엔 박태환을 '우상'으로만 바라봤지만 '친구' 황선우를 통해 세계 무대, 아시아 무대에서의 메달이 '우리의 현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황선우와 자유형 단거리에서 경쟁해온 지유찬은 "경영 대표팀 형들도 (황)선우도 다함께 열심히 하니까 덩달아 나도 더 노력하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호준은 자유형 200m 결선을 앞두고 "(황)선우와 옆 레인에서 결선을 치른다. 국내 대회를 치르는 기분이 날 것 같다. 당연히 선우와 함께 메달 따는 장면을 상상해왔다"고 말했다.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혼자가 아닌 함께 잘하는 팀이다.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남자계영 800m 금메달, 남자 혼계영 400m은메달, 혼성혼계영 400m 동메달에서 보듯 함께일 때 더 강한 팀, 뭉칠 때 시너지를 발휘하는 아름다운 팀이 됐다. 황선우 역시 자유형 200m 금메달 직후 이호준의 동메달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무엇보다 (이)호준이형이 함께 동메달을 따게 돼 너무 기쁘다. 수영대표팀이 함께 많이 올라온 것 같아 기분 좋다"며 미소 지었다.

황선우를 서울체고 시절부터 지도해온 전동현 경영 대표팀 코치는 "(황)선우뿐 아니라 이호준, 김우민의 기량이 함께 올라왔다. 처음엔 (황)선우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지만 호준이, 우민이의 기록이 좋아지면서 방심해선 안될 상황이 됐다.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선우를 위해서도, 한국 수영을 위해서도 잘된 일"이라고 단언했다. "호준이에게도 늘 기록 단축과 메달을 독려한다. 함께 성장해야 한다. 선수들이 다함께 발전하는 모습이 흐뭇하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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