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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설위원[항저우ON]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3-09-26 20:19


"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
윤지수 '결승이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
윤지수-김지연

"윤지수 선수, 너무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내줬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 것같아서…."

'여자 사브르대표팀 에이스' 윤지수(서울시청)가 개인전에서 투혼의 결승행을 이루는 순간, '절친 선배' 김지연 SBS해설위원이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왈칵 쏟았다.

윤지수는 26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전자대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개인전 준결승에서 자네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를 15대14, 1점 차로 꺾었다. 6월 우시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결승에서 아깝게 패했던 난적과의 리턴 매치, 짜릿한 설욕에 성공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
윤지수, '가자! 결승으로!'<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진일퇴의 칼싸움, 윤지수가 1피리어드를 8-6으로 앞선 채 끝났다. 하지만 다이베코바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피리어드 2점을 잇달아 베어내며 8-8까지 추격했다. 11-11, 12-12까지 박빙의 접전이 이어졌다. 12-13으로 밀린 상황, 다이베코바의 손목을 베어내며 13-13 동점을 이뤘고, 상대 어깨를 찔러내며 14-13, 빅토리 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다이베코바가 다시 14-14로 추격하며 마지막 한끗차 승부가 시작됐다. 절체절명의 상황, 윤지수는 과감했다. 특유의 저돌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한박자 빨리 베어내며 15대14, 1점차 승리로 결승행을 이룬 후 뜨겁게 포효했다.

"우리 지수가 분명히 잘해낼 것"이라며 절대적 믿음을 보였던 후배의 투혼에 김지연 해설위원이 순간 울컥했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재활과 치료로 다스려가며 개인전 마지막날, 나홀로 살아남아 끝내 결승행을 이뤄낸 후배의 투혼에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지난 4월 SK그랑프리에서 고질적 골반 부상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후 이번 대회 SBS해설위원으로 후배들과 함께 뛰고 있는 김지연 위원에게 윤지수는 정말 같한 후배다. 은퇴사에서도 "단숨에 막내에서 주장이 되어버린 (윤)지수를 비롯해 후배선수들이 부담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길, 그들의 땀방울이 인정받을 수 있길" 소망했었다. 해설을 통해 항저우의 후배들을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하고 있는 김 위원은 "부상으로 먼저 떠나게 돼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지수가 후배들을 이끌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늘 고맙고 믿음직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
역전승 거두며 결승 진출하는 윤지수<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후배 윤지수 결승행 투혼,울어버린 '선배'김지연 해…
윤지수, '가자! 결승으로!'<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프로야구 레전드'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유명한 윤지수는 '레전드' 김지연 위원과 함께 2012년 일본 와카야마 아시아펜싱선수권 이후 10년 넘게 동고동락해왔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단체전 금메달, 2017년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 단체전 은메달, 2021년 도쿄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김지연, 윤지수, 최수연, 서지연)을 합작했다. 김지연 위원의 은퇴와 함께 여자 사브르 대표팀 막내였던 윤지수는 하루아침에 '맏언니'가 됐다. 그리고 '절친' 지연언니 없이 처음으로 후배들과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첫 개인전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16강에서 파올라 플리에고(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12-14로 밀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3연속 득점으로 15대14, 대역전승을 이끌며 8강에 올랐고, 고비를 넘긴 후 8강에선 가볍게 승리하며 개인전 첫 메달의 감격을 안았다. 준결승에서 두달 전 아쉬운 패배를 안겼던 우즈벡 에이스를 한끗차로 돌려세우며 마침내 결승 피스트에 안착했다. 24일, 여자에페 최인정과 송세라의 금, 은메달, 25일 남자 사브르 오상욱, 구본길의 금, 은메달에 이어 26일 윤지수가 사흘 연속 펜싱코리아의 결승 피스트 쾌거를 이뤄냈다.

윤지수는 2012년 와카야마아시아선수권, 2019년 도쿄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메이저 종합대회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지수는 이날 오후 9시20분 펼쳐질 중국 샤오야치(중국)와의 결승에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라진 이후 9년 만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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