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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여전히 은둔'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09-22 12:02 | 최종수정 2023-09-22 12:47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입촌식 참석한 북한 선수단.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입촌식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입촌식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북한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선수단은 22일 오전 중국 항저우의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브루나이, 캄보디아, 팔레스타인, 대만, 태국 선수단과 입촌식을 진행했다. 브루나이 선수단을 필두로 각국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20여 명의 북한 선수들도 인공기를 흔들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기계체조의 안창옥 등이 선수단 가장 앞줄에 섰다. 선수들은 흰 재킷에 파란색 바지와 스커트를 맞춰 입은 모습이었다. 한 손엔 인공기를 들고, 가슴 한쪽엔 김일성-김정은 부자의 얼굴이 새겨진 배지를 달았다.

이날 북한 선수단은 오광혁이라는 남성이 대표했다. 체육성 부상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중국 측 환영사와 선물 교환 등 공식 행사가 끝난 뒤 무대에서 결의를 다지는 구호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만, 선수들은 외부의 질문에 입을 꾹 닫은 모습이었다.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취재 제한으로 입촌식을 밖에서 취재하고 있는 각국의 취재진.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취재 제한으로 입촌식을 밖에서 취재하고 있는 각국의 취재진.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북한은 5년여 만에 국제 종합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2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치러진 도쿄올림픽 때 코로나19를 이유로 일방적 불참을 선언했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자격정지가 해제됐다. 이후 북한은 조금씩 종목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는 18개 종목에 총 191명(여자 112, 남자 79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다.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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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남자 축구였다.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대회 이후 3년 8개월 만의 일이다. 신용남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열린 대만과의 F조 1차전에선 전반 7분과 전반 12분 연달아 득점하며 2대0으로 승리했다. 21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는 1대0 승리를 챙겼다. 북한은 2연승하며 F조 1위로 올랐다.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3위를 확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북한이 F조 1위에 오르면 '황선홍호'와는 결승에서 격돌한다. 하지만 F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대한민국과 16강에서 붙는다.


[항저우ON]'창살 입촌식' 북한, 베일 벗고 대규모 응원단 꾸렸지만 '…
22일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 입촌식 행사가 열렸다. 입촌식에서 선물 교환을 하고 있는 북한 오광혁 선수단 대표.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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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공식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좀처럼 보기 어렵다. 북한은 일찌감치 선수촌에 짐을 풀었지만, 인공기를 베란다 밖으로 걸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 45개 참가국 중 유일한 '은둔팀'이었다. 남자 축구의 경우 한국과 함께 진화의 한 호텔에 묶고 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선수촌 식당에서 북한 선수들을 만나 인사했는데, 받아주진 않더라"고 했다. 선수촌 투어 안내를 맡은 대회 자원봉사자에게 북한 선수단과 숙소 등에 대해 물으니 "한국 외 다른 팀의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휴대전화 화면으로 훈련 일정을 보여주던 이 자원봉사자는 화면에 북한 일정이 뜨자 화들짝 놀라 화면을 손으로 가렸다. 북한의 정보는 제공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끝이 아니다. 북한의 경기는 중계로 보기도 어렵다. 미디어프레스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선 볼 수 없다. 북한 경기는 권한이 달라서 채널을 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22일 입촌식도 창살 밖에서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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