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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지난 2월 김진혁 보배에프앤비 대표이사(43)를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단장으로 선임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은 10월 22~28일 열린다. 5일, G-200을 앞두고 300여명의 대한민국 선수단을 이끌 김진혁 단장을 경기도 분당 야탑동 집무실에서 마주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마치 투사같은 김진혁 단장의 소년처럼 수줍은 미소가 첫 번째 반전. '스포츠조선'이라는 인사에 김 단장이 "저 길음동에서 스포츠조선 배달했었는데"라며 반색했다. 이후 한 시간 반을 훌쩍 넘긴 인터뷰는 잔혹동화, 인간극장 사이를 쉼없이 오가다 결국엔 따뜻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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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서른살 겨울, 계획대로 창업에 성공했다. "가슴 속 뜨거운 불덩이가 다시 살아났다"고 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직원 셋의 동네 중국집을 7000만원에 인수한 김 단장은 1년도 안돼 직원을 17명으로 늘렸고 월 매출도 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짬뽕 국물 베이스의 해물떡볶이와 볶음밥, 사과 생돈까스와 짜장밥 등 '신박'한 세트메뉴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2014년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자신의 이름 '보배 진'을 딴 브랜드 '보배반점 1호점'을 열었고, 짬뽕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코로나 위기도 준비된 이들에겐 기회였다. 2020년 성남시 야탑 본점 오픈을 계기로 2년 만에 전국 1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전국 140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지점 월 평균 매출은 9000만원, 야탑 본점의 월 매출은 2억5000만원을 웃돈다.
보배반점 '입소문'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는 말에 그는 손사래 쳤다. "우리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면 당연히 좋겠지만 애초에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같은 장애인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 단장을 맡기로 결정한 것이다. 홍보를 하려면 유튜브 광고나 PPL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우리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단장이 되고 싶다. 사업을 하다 보니 아랫사람이 인정하는 윗사람이 '진짜'다.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때까지 수시로 선수촌을 찾아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고 공감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단 한번뿐인 인생, 뽕을 뽑자!' 짬뽕 국물처럼 진한 보배반점의 유쾌한 슬로건도 '불꽃남' 김 단장의 작품이라고 했다.
분당=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