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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남부럽지 않은 애처가였다.
이 감독은 "깜짝 이벤트를 좀 하게 됐다. 우리 아내는 컬링선수로 12년 활약했다. 동계체전 8연패, 한국 최초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다. 평창의 꿈을 안고 오다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꿈을 접고 내 뒷바라지를 해줬다. 10년 전 컬링이 불모지와 다름없었는데 이런 시상시에 한번도 서질 못했다. 내가 받은 상은 아내가 있었기에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불모지, 기적이라는 두 단어를 안고 뛰어왔다. 이제는 불모지에서 썰매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앞으로 꾸준히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장암을 이겨낸 김선택 쇼트트랙 감독이 '너는 못 이겼다'고 하더라"고 웃은 뒤 "모든 이들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해준 이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이 감독의 아내는 "너무 깜짝 놀랐다. 집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시상식에서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니 좋다"고 환한 웃음을 지은 뒤 진한 포옹을 나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