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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초77. 박태경(34·광주광역시청)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은 그렇게 끝났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에서는 준결선 진출을 하지 못했다. 은퇴 기로였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에 도전하기로 했다. 기본부터 다시 하기로 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선진 훈련법을 배웠다. 자신의 최고 기록인 13초48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기를 3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박태경은 자신의 목표보다 0.29초 늦은 13초77로 한 많았던 아시안게임 무대를 마무리했다. 후배 김병준(23·포항시청)이 13초53의 기록으로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시대가 떠나갔음을 느꼈다.
박태경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생애 4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조금은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15년간의 대표선수 생활도 그만 내려놓겠다'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당당했다. 그는 '최고의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음에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게 떠나겠다'면서 '국가대표로서의 지난 시간이 행복했고 또 행복했다'고 전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